북, 돼지목장 직원에 사료용 강냉이 배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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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 함경북도 회령돼지목장에서 사료용 강냉이를 직원들에게 배급으로 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식량부족에 허덕이는 노동자들이 사료용 강냉이를 마구 훔쳐내고 있어 어쩔 수 없이 취한 조취라는 것입니다.

자세한 소식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 ‘회령돼지목장’에서 사료 도둑들을 감당하지 못해 직원들에게 돼지사료를 배급으로 내주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돼지사료를 배급으로 주는 대신 직원들에게 매일 인분을 받아 내 화제가 되고 있다고 복수의 함경북도 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회령돼지목장에서 사료용 강냉이를 훔쳐내는 도둑들을 감당할 수가 없어 직원들에게 돼지사료를 배급으로 주고 있다”며 “대신 직원들은 매일 인분을 바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먹여 살려야 할 가족들이 있는 노동자들이 본인 배급만 준다고 가만히 있을 것 같으냐?”며 “가족들 몫의 배급까지 주기 전에는 절대로 도둑들을 막을 수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회령돼지목장은 한해 500톤의 돼지고기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로 지난해에 준공됐으며 생산된 고기는 전부 군인들에게 공급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준공식 후 돼지들을 사료용 강냉이를 먹여 키운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목장 건물 벽에는 “사람이 돼지만도 못하냐?”는 등 수많은 낙서들이 발견되기도 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원래 국가가 정한 돼지 한 마리 당 하루 사료의 량은 강냉이 1,2kg”라며 “하지만 그만한 량의 강냉이를 보장할 수 없기 때문에 매일 사료용으로 강냉이 800그램씩만 주고 나머지는 배추 떡잎, 고구마순 같은 것으로 대체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그나마 공급되는 사료용 강냉이를 관리원들이나 노동자들이 너나 할 것 없이 훔쳐내면서 돼지들이 영양실조에 걸리는 등 목장 전체에 비상이 걸렸다는 것입니다.

목장 보위대가 출퇴근하는 직원들의 몸을 샅샅이 뒤지고 있지만 직원들은 바깥에 있는 가족들과 연계해 훔친 강냉이를 감쪽같이 빼내기 때문에 어찌할 방법이 없다는 얘기입니다. 하는 수 없이 목장에서는 직원들에게 사료용 강냉이를 배급으로 내주고 대신 직원들에게 돼지사료로 쓸 인분을 바치도록 강요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소식통들은 “주민들 대부분이 강냉이를 주식으로 하는데 강냉이는 소화가 잘 안되고 그대로 배설되기 때문에 사료로 써도 아무 일 없을 것”이라며 “그러나 직원들 본인에 해당해서만 배급을 주기 때문에 가족들을 먹이기 위해 사료용 강냉이를 훔치는 일은 계속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