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에서 농촌 총동원기간이 시작되면서 장마당 통제가 강화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쌀값은 크게 오르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장마당 통제에 대비해 시민들이 비상용 자금을 비축하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5월 초부터 북한 전역에 농촌총동원령이 내려져 장마당이 통제되어 물가인상이 우려되고 있지만, 쌀값은 크게 오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평안북도 국경지방의 한 주민은 "현재 장마당에서 국산(북한산) 쌀 한 되박(1.5kg)는 7천 원씩 한다"며 "쌀값이 초봄과 크게 변동이 없다"고 22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지난 3월초에 신의주 장마당에서 쌀 1.5kg이 인민폐 5위안 30전에 팔렸던 것에 비해 크게 오르지 않아 자금력을 갖춘 시민들은 여전히 이밥(쌀밥)을 먹고 있다고 이 주민은 말했습니다.
시내에서 잡화 장사를 하고 있다는 이 주민은 "요즘 웬만한 시내 사람들은 강냉이밥을 먹지 않는다"며 "그래서 옥수수 가격을 잘 알지 못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최근 농촌동원이 시작되면서 장마당 개장 시간이 줄어들고, 빈곤세대 주민들이 큰 타격을 받고 있다고 알려지만, 시장에 의존해 살아가는 주민들은 수백 달러 정도의 여윳돈을 가지고 있어 타격을 피해간다는 지적입니다.
남포시에서 국경지방으로 여행왔다는 최모 주민도 "평성과 남포 같은 도시민들도 잡곡을 먹지 않는다"며 시장이 활성화된 도시주민 생활이 비교적 안정적임을 시사했습니다.
이 주민은 "내륙지방 쌀 값이 국경도시보다 약간 오르긴 했지만, 쌀값이 다른 물가에 비해 비싼 편은 아니다"고 설명했습니다.
실례로 북한 주민들이 쓰는 손전화기가 미화 100달러 수준에 팔리는 데, 이 손전화를 사는 대신 쌀을 사면 200kg은 살 수 있다고 그는 물가비교를 했습니다. 또 북한 주민들은 5월이 되면 농촌동원, 3월과 11월이 되면 국토총동원기간과 나무심기 등 본격적인 노력동원이 시작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이때를 대비해 미리 생활비를 축적해둔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빈곤세대 주민들은 농촌전투기간이 되면 여전히 식량타격을 받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 남포 주민은 "요즘 가정주부(전업주부)들은 모두 인민반에 소속되어 가물과의 전투에 동원되고 있다"며 "돈이 없는 사람들은 저녁에 장마당에 나가 뭐라도 팔아야 한다"고 빈부 격차를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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