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의 웬만한 간부들도 강냉이 죽 먹어”

MC:

‘물가를 잡는다’고 북한 당국이 갑자기 단행한 화폐개혁이 오히려 주민들을 잡고 있다는 주민 불만이 나와 주목됩니다.

평양시민들도 웬만한 가정은 강냉이 죽을 먹는다고 하는데요, 최민석 기자가 실상을 보도합니다.

평양 사람이라고 해서 이젠 더는 부러움의 대상이 아닙니다.

얼마 전 중국에 나온 평양 주민 박순녀(가명. 평양 주민) 씨는 “평양 시민들도 보름에 닷새밖에 배급을 받지 못한다”면서 “5월 달 들어 배급이 줄어들면서 웬만한 간부 집들도 강냉이 죽을 먹는다”고 13일 자유아시아 방송(RFA)에 말했습니다.

이 주민은 전화 통화에서 ‘어렵다’는 말을 여러 번 반복하면서 어떻게 표현해야 외부 세계가 믿을지 모르겠다고 도리질을 했습니다.

박씨에 따르면 현재 평양 송신 장마당에서 쌀 1kg은 3천 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강냉이는 1천200원(kg), 국수는 1천 원(kg) 선을 넘었습니다.

북한 암거래 시장에서 3천원은 미화 1달러 수준. 노동자 월급이 2천원임을 감안할 때, 한 달 노임으로 쌀 1kg도 살 수 없습니다.

화폐개혁 이후 달러나 위안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평양의 일반 장마당에서는 북한 돈이 휴지보다 못한 대접을 받고 있다고 그는 힐난했습니다.

박씨는 “화폐개혁 이전보다 쌀 가격이 꼭 두 배로 뛰었다”면서 “물가를 잡는다고 국가에서 화폐교환을 하더니 결국 인민들만 잡게 생겼다”고 말했습니다. 화폐개혁 전엔 미화 100달러를 가지고 다섯 식구가 한 달 동안 족히 살 수 있었지만, 지금은 1주일도 살아가기 어렵다는 게 그의 설명입니다.

중국 친척의 도움으로 개인 잡화상을 차리고 근근이 살아가던 이 박씨도 화폐개혁 때 본전을 다 잃고 빈털터리로 나 앉았습니다.

그는 “평양 사람이 잘 산다는 말은 이젠 옛말이 되었다”면서 “농촌동원 기간 전기와 물이 부족해 난리”라고 말했습니다.

물가 상승으로 인한 주민들의 고통은 일반 지방도 마찬가집니다.

국경 지방에서 북한과 장사를 하고 있는 한 화교 상인은 “북한 쌀값이 중국보다 더 비싸다”면서 “중국 사람보다 벌지도 못하는 일반 북한 사람들은 쌀밥 먹을 엄두도 못낸다”고 덧붙였습니다.

최근 북한 당국이 “쌀로 강성대국을 받들자”며 전체 주민을 총동원하고 있지만, 이러한 선전선동은 “농사나 지어서 강성대국이 되겠냐”는 주민들의 조롱거리가 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