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당국이 북부 고산지대 협동농장들에 예년에 비해 10일이나 빠르게 씨붙임(파종)을 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주민들은 너무 이른 파종으로 늦서리 피해를 입게 될 것을 걱정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자세한 소식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7차 당대회가 끝나기 바쁘게 주민들을 농촌지원에 내몰고 있는 북한당국이 고산지대 협동농장들에 예년보다 빠른 씨붙임을 지시했다는 소식입니다. 농민들은 씨붙임을 앞당기라는 당국의 지시가 자칫 농사를 망칠 수도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지적했습니다.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5월 15일부터 감자와 강냉이의 씨붙임을 실시하라는 지시가 중앙에서 내려왔다”며 “중앙의 지시에 따라 협동농장들에서는 예년에 비해 열흘이나 앞당겨 씨붙임(파종)을 시작했다”고 19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양강도는 6월 초에 발생하는 늦서리의 피해를 막기 위해 해마다 5월 25일이 지나서 감자와 강냉이 파종을 시작한다”면서 “파종한 농작물의 싹이 트기 전에 늦서리가 지나가야 농작물이 피해를 입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너무 일찍 농작물의 씨붙임을 하게 되면 6월 초에는 이미 농작물의 싹이 트게 되고 싹이 피어오른 농작물이 늦서리를 맞으면 시들어 죽는다는 것이 경험 많은 농민들의 주장이라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이런 경험에 의한 농사법을 무시한 중앙의 지시를 무조건 따라야 하는 협동농장 농민들은 할 수 없이 씨붙임을 시작했지만 생계를 위해 뙈기밭 농사를 짓는 주민들은 아직 씨붙임을 시작하지 않았다고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한편 17일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예년보다 씨붙임 시기를 앞당기면서 농민들 속에서도 논란이 많다”며 “오랜 농사경험이 있는 사람들과 젊은 농민들 간에 열띤 논쟁이 일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오랜 농사경험을 가지고 있는 농민들은 “씨붙임은 반드시 적기(適期)가 있다”고 완강한 입장인 반면 젊은 세대들은 “이상고온 현상이 지속되고 있어 시기적인 문제는 없다”는 입장에서 서로가 양보 없는 논쟁을 벌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씨붙임을 앞당겼는데도 서리피해를 입지 않을 경우 가을철에 더 많은 수확량을 기대할 수 있다”며 “하지만 씨붙임을 앞당겨 싹이 올라온 후 서리피해를 입게 되면 한해 농사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