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최근 북한이 중국에서 수입하는 곡물이 옥수수 위주로 변화되는 현상에서 북한 내부의 식량사정이 나빠지고 있고 동시에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효력을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북한 농업문제 전문가가 분석했습니다.
김진국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지난 7월과 8월 중국에서 수입한 옥수수량이 일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00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 민간연구소인 GS&J인스티튜트의 권태진 북한·동북아연구원장은 북한의 이같은 곡물수입구조가 북한 내부의 식량사정을 반영한다고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말했습니다.
권태진: 올 들어 5월말까지 옥수수 수입이 거의 없다가 6월 1만톤, 7월 2만 1천톤, 8월 1만4천톤 등 뚜렷하게 증가했습니다. 이것은 북한 내부의 식량 재고가 많이 소진됐다고 풀이됩니다.
권 원장은 중국 당국이 국제사회 대북제재에 동참하면서 그동안 암암리에 용인되던 곡물 밀수가 크게 위축됐기 때문에 통계에 잡히지 않던 비공식적인 북중 거래가 공식적인 수입으로 전환된 점도 수입량 증가의 이유로 설명했습니다.
이와 함께 북한이 중국에서 수입하는 곡물별 수입량의 변화도 주목된다면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강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권태진: 중국에서 쌀을 주로 수입했지만 6월부터는 옥수수의 분포가 커졌습니다. 북한 내 시장이 위축됐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최근 유엔 제재가 구체화되고 강화되면서 석탄과 수산물, 섬유의 수출길이 막혔습니다. 이런 품목들을 중심으로 시장이 활성화되어 왔는데 그런면에서 북한 내 시장이 크게 위축되었습니다. 장마당 큰손들 수중에 돈이 없어지니까 상대적으로 값싼 옥수수 쪽 수입비중이 커지는 겁니다.
권 원장은 옥수수의 최근 국제 거래가격 인하도 수입 증가세에 한 몫을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중국이 국제사회 대북제재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모습은 최근 중국 상무부의 북한 기업 폐쇄 통보 조치에서도 확인됩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의 전문가단으로 활동하기도 했던 윌리엄 뉴콤 전 재무부 자문관은 미국 국무장관의 방중에 앞선 선제적 조치로 보이지만 북한의 변화를 위한 긍정적인 모습이라고 이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뉴콤 전 자문관은 중국의 이번 조치가 실제로 이행된다면 북한을 옥죄기에 매우 효과적인 조치라고 평가했습니다.
뉴콤 전 자문관은 지난달 28일 중국 상무부가 내년 1월 9일까지 중국에서 기업 활동을 하고 있는 북한 기업들을 폐쇄하도록 한 발표가 북한으로 흘러가는 자금줄을 상당 부분 막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중국 정부가 얼마나 진정성을 가지고 지속적이고 일관되게 밀어 부치는 가에 따라 제재의 효력이 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