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정치행사가 유달리 많은 북한에서 여성들은 한복, 즉 조선치마저고리를 반드시 입어야 하지요. 그런데 북한 여성들이 한국에서 생산된 원단으로 치마저고리를 많이 해 입는다고 합니다.
자세한 소식 정영기자가 전합니다.
지난 20일부터 금강산에서 진행됐던 남북이산가족상봉 행사장에서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단연 10대~20대 초반의 북한 여성안내원들이었습니다.
과거보다 짧아진 치마 길이와 굽이 높은 뾰족구두. 화려한 색상의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북한 안내원들의 미모는 남한 언론에서 화제가 되었습니다.
YTN 녹취: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안내원들은 상냥한 표정을 시종일관 유지하고 있는데요, 밝은 미소와 고운 외모는 상봉단의 눈길을 단번에 사로잡았습니다.
이처럼 치마저고리를 자주 입어야 하는 북한 여성들이 한국에서 생산된 옷감을 더 선호하고 있다고 복수의 대북무역업자들과 중국에 나온 북한 주민들이 밝혔습니다.
중국 요녕성 지방에서 도매업에 종사하는 한 대북무역업자는 "중국에 나와 있는 북한무역주재원들과 사사여행자들이 한국산 한복재료를 구입하기 위해 수소문하는 모습을 여러 번 목격했다"면서 "심양과 단동을 비롯한 도시에는 한국에서 한복재료만을 전문 들여다 파는 매점도 생겨났다"고 26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이 무역업자에 따르면 북한 사람들이 찾는 한복 옷감의 가격대는 한 벌감에 인민폐 1,000~ 2,000위안 대인데, 재포, 즉 북한에 거주하는 재일동포들이 요구하는 일본산 한복 옷감은 중국 돈 4천~5천 위안짜리도 있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북한으로 들여간 한복 재료는 북한 장마당 등지에서 팔리는데, 북한 여성들은 재봉사들에게 수공비로 중국 돈 200위안 가량을 주고 한복을 지어 입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 길림성 지방에 머물고 있는 40대의 북한 여성도 "평양은 정치행사가 많기 때문에 여자들이 한복을 필수품으로 가지고 있어야 한다"면서 "생활이 괜찮은 집 여자들은 미화 200달러 정도 되는 치마저고리를 입는다"고 말했습니다.
얼마 전 평양에서 열렸던 노동당 창건 70주년 행사 때도 대부분 가두여성들이 동원됐는데, 전부 한복을 입어야 했다고 이 여성은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여성들이 모두 이처럼 비싼 한복을 입는 것은 아닙니다.
중국 요녕성의 무역업자는 "중국 사람들은 한복을 입지 않기 때문에 치마저고리 감을 따로 생산하지 않는다"면서 "그래서 북한 무역상인들은 중국에서 생산된 창가림(커튼) 재료를 한복 재료로 둔갑시켜 수입해간다"고 말했습니다.
이러한 옷감은 다소 거친 손맛이 있지만, 다시 염색을 거친 뒤, 북한 장마당에서 팔리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여성들은 결혼식 때는 남한의 여성과 달리 드레스를 입지 않고 치마저고리를 입고 있으며, 결혼식 후에는 치마저고리를 행사용으로 입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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