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가을철을 맞아 식량난이 상당부분 해소됐는데도 북한에선 오히려 살인강도와 같은 강력범죄가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식량의 유통이 막혀 장마당 경기가 침체된 것이 강력범죄가 늘어나는 원인이라고 소식통들은 진단했습니다.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9월 한 달 동안 함경북도 회령시에서 일어난 살인사건만 9건, 그 외 일반 강력사건은 셀 수도 없이 많았다고 복수의 현지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함경북도의 소식통은 “9월 한 달 동안 회령 시내에서만 9건의 살인사건이 났다”며 “주변 농촌들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은 잘 알려지지 않기 때문에 그런 것까지 합치면 살인사건은 훨씬 많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회령시 당국은 돈을 빼앗기 위해 친구를 살해한 37살의 강 씨성의 여성을 9월 26일, ‘회령운동장’에서 ‘공개처형’한다고 길거리에 공시문까지 붙였으나 웬 일인지 지금까지 처형은 집행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이 여성은 금을 구입하기 위해 돈 있는 친구와 함께 회령시 창두리에 있는 금광을 찾아가던 도중 친구를 살해하고 중국인민폐 1천원을 빼앗은 혐의를 받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지난 9월 17일에도 회령시 망향동에서 65살 노부부가 강도들에게 맞아 살해됐다며 노부부를 살해한 강도들이 돈을 찾느라고 그랬는지 온 집안을 발칵 뒤집어 놓았다고 그는 언급했습니다.
그런가하면 9월 24일, 회령시 유선고등중학교의 수학교원이 자전거를 빼앗기 위해 16살 여학생을 몽둥이로 때려 사망케 하는 등 회령시 오산덕동과 세천, 중봉동 일대에서 다섯 건의 살인사건들이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함경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이러한 강력범죄가 늘고 있는데 대해 “식량문제가 좀 나아졌기 때문”이라며 “장마당에서 쌀이 전혀 팔리지 않으면서 다른 장사도 다 안 되는 것이 원인”이라고 진단했습니다.
가을철을 맞아 강냉이 값이 1천3백 원으로 기존의 절반 아래로 내려갔지만 장마당에서 전혀 팔리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장마당에서 자금 유통을 견인하던 식량거래가 거의 중단되면서 다른 장사도 연쇄적으로 정체돼 하루 종일 장마당에 앉아있어 봐야 돈 한 푼 못 버는 날이 많아졌다고 소식통은 얘기했습니다.
그러면서 장사가 잘 안되는데 오히려 돈 쓸 일은 더 많아졌다며 당장 겨울철 준비도 해야 하고 외화벌이 과제도 7만5천 원씩 모두 돈으로 바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렇게 “돈을 쓸 일은 많아지는데 장사가 안 되니 자연히 살인강도와 같은 범죄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소식통이 강조한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