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세관 횡포에 중 해관도 맞대응

0:00 / 0:00

앵커 : 북-중 간 교역 물동량의 70% 이상을 담당하고 있는 북한 신의주와 중국 단둥에 각각 위치한 양국 해관 사이에 최근 감정싸움이 치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무슨 이유에선지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전해드립니다.

통관절차와 관련한 횡포로 악명이 높은 북한 신의주 세관의 횡포를 지켜만 보던 중국 단둥 해관이 급기야 북한세관의 횡포에 맞대응 하는 칼을 빼 들었다는 소식입니다.

북한에 들어가려는 중국 화물차 운전사들에게 북한 측 신의주 세관원들이 각종 물품(뇌물)을 공공연히 요구한다는 얘기는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단둥의 한 무역업자는 “북한 세관원들은 뇌물을 주지 않으면 괜한 트집을 잡아 화물트럭을 되돌려 보내거나 의도적으로 화물통관을 지연시켜 오후 6시(북한시간)까지 중국으로 돌아가지 못한 차량에 벌금(50달러)을 물리게 하는 등 횡포를 부리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동안 북한세관원들의 지속적인 횡포를 참아오던 단둥 해관이 드디어 맞대응에 나섰다고 이 무역업자는 주장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또 “최근 들어 단둥 해관은 북한에 들어가는 화물을 종전보다 더욱 철저하게 검색하는 데다 중국을 드나드는 북한주민들의 휴대품 검색도 대폭 강화했다”고 밝혔습니다.

종전에는 원칙에 벗어나도 융통성 있게 통관을 시켜주던 휴대물품을 이제는 통관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해 통관을 불허한다는 얘깁니다.

북한주민들이 중국에 입국할 때 가져올 수 있는 담배는 1보루(10갑), 술도 종류와 가격에 관계없이 단 한 병만 통관을 허용하고 있고 북한 그림이나 수예품, 임가공 물품 등은 정식 무역절차를 밟지 않으면 통관을 불허한다는 게 이 소식통의 전언입니다.

이 소식통은 단둥 해관은 지금까지 담배와 술, 공예품 등은 웬만한 양은 관세 없이 통관을 시켜 주었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그간 웬만하면 눈감아 주던 자동차 부속품을 비롯한 기계 부품들도 요즘에는 정식 무역 절차를 거치지 않으면 단 한 개도 통관을 불허 한다고 단둥 현지 무역 상인들은 전했습니다.

이와 관련 단둥의 한 대북 소식통은 “중국에 주재하는 북한 무역주재원들은 북한에 자동차는 팔아먹으면서 부속품은 못 들여가게 하는 건 무슨 심보냐며 중국 해관 당국을 비난한다”면서 “규정대로 절차를 밟아 들여가라는 건데 자기네 세관이 하는 짓은 생각지 않고 중국을 욕한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는 또 “중국은 시진핑 정부가 들어선 이후 모든 행정 절차에서 원칙을 강조하고 있다”면서 “단둥 해관의 통관 절차가 엄격해진 것은 통관원칙을 잘 지키려는 것일 뿐인데 북한 측에서는 제재를 가한다고 불평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단둥 현지의 무역 업자들은 “신의주 세관의 횡포를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게 된 단둥 해관이 중국측 통관절차를 원칙대로 처리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북한정권이 세관에서 불편을 되로 주고 말로 받게 된 격”이라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