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중 국경 넘어 불법도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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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동계훈련이 한창인 북한군이 땔감 마련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 측 국경을 침범해 도벌을 감행하는 국경경비대 군인들이 늘면서 북한당국이 엄벌을 경고하고 나섰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산림단속이 강화됐다고 하지만 장마당에 나가면 통나무를 쪼갠 장작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다”며 “지금도 장작이 필요한 사람들은 대부분 밀주를 만드는 장사꾼들 아니면 군인들이다”라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밀주장사나 일반 주민들의 경우 보통 1m의 끈으로 묶은 30cm 직경의 장작을 한 단씩 사는데 값은 중국인민폐 10위안, 북한 돈 1만2천5백원”이라며 “군인들은 대개 한 입방씩 장작을 사는데 값은 인민폐 120위안”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또 “장마당에서 땔감을 사는 군인들은 모두 20살 미만의 어린 병사들”이라며 “땔감 한 입방을 사서 바치면 한주일간의 휴가를 받을 수 있는데 입대한 자식들을 면회하러 온 부모들이 땔감을 사서 바칠 돈을 대주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 1일 양강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양강도 주둔 제10군단 82연대의 한 중대병실에 들어가 보았는데 차마 말을 잇지 못할 정도로 추웠다”며 “군인들이 생활하는 병실은 저녁에만 난방용으로 땔감을 조금씩 공급하고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그곳 병사들의 말을 인용해 “세수는 난방이 공급돼 물을 데울 수 있는 저녁시간에 하고 아침에는 칫솔질만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땔감은 한주에 한 번씩 식사당번을 맡는 분대가 자체로 해결해야 한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식사당번인 분대 병사들은 3명씩 조를 이뤄 매일 아침 땔감을 얻으러 썰매를 끌고 나간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땔감을 마련하려면 점심까지 준비해 가지고 40리 이상 떨어진 인적 없는 산으로 가야 한다고 소식통은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밀수꾼들이 주는 돈으로 조금 여유가 있다는 국경경비대 병사들조차 난방이 안돼 동복을 껴입은 채 담요를 덮고 잔다며 군인들 중에서 특별대우를 받는 국경경비대도 이런 형편이니 일반 보병들의 상황은 어느 정도이겠냐고 반문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땔감을 얻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국경을 넘어 중국 쪽 산에서 통나무를 베어오는 경비대 병사들이 늘고 있다”며 “중국의 산림을 훼손하는 자들을 엄벌한다는 총정치국의 경고문만 내려왔지 추위에 떠는 군인들을 구제할 대책은 전혀 없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