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김매기 총동원이다, '풀베기 전투'다, 요즘 농사일로 인한 북한주민들의 고생이 극심하다는 소식입니다. 북부 산간지대에서는 병해충에 의한 농작물 피해가 확산되고 있어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때 이른 무더위와 소나기가 자주 내리는 등 고르지 못한 날씨 탓에 북한의 북부산간지대 협동농장들에서 농작물 병해충이 크게 번지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직까지 이렇다 할 구제대책이 마련되지 않아 걷잡을 수 없는 농작물 피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강조했습니다.
1일, 자유아시아방송과 연계가 닿은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내륙지대는 가뭄이 심해서 난리인데 여기 양강도는 소나기가 너무 자주 내리고 있다”며 “땅이 습한데다 날씨도 더워 농작물의 병해충 피해가 예년보다 일찍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양강도에는 감자무당벌레가 기승을 부려 김매기에 동원된 주민들이 손으로 일일이 무당벌레를 잡는 방식으로 병해충을 방지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또 지금이 감자무당벌레들이 알을 낳는 시기라서 당장 대책을 취하지 않으면 유충들이 성장하는 8월부터 그 피해를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도 “올해는 이상하게 남새(채소)와 과일들에 진딧물이 많이 낀다”며 “도마도와 오이, 호박과 같은 남새류들이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사정이 이런데도 병해충 피해를 막을 수 있는 살충제가 전혀 공급되지 않아 농장원들과 주민들은 소변을 발효시켜 남새에 뿌려 주거나 활엽수를 태운 재를 뿌려주는 식으로 진딧물들을 제거하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사실 농촌지원이라는 건 괜한 노력낭비에 불과하다”며 “‘피씨피’와 같은 살초제나 ‘이사디’와 같은 살충제가 있으면 굳이 지원노력이 없어도 농장원들의 힘으로 얼마든지 병충해를 방지하면서 농사를 지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지원자들을 동원할 노력과 식량이면 얼마든지 중국에서 살초제나 살충제를 구할 수 있을 것이라며 2리터짜리 중국산 살초제나 살충제 한 병이면 지원노력 3백 명의 작업량을 대신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농업당국은 “말로만 ‘과학농사’를 떠들 뿐 모든 농사일을 노력동원으로 해결하려 든다”며 “병해충 구제는 사람의 노력만으로 어렵기 때문에 시급한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그 피해를 감당키 어렵게 될 것”이라고 그는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