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 “북, 아시아에서 재해에 가장 취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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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2000년 이후 북한이 아시아에서 가장 큰 재해를 입었다고 유엔 기구가 분석했습니다.

김진국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 아시아태평양경제사회위원회(ESCAP)가 11일 발행한 ‘2017 아시아ㆍ태평양 재해 보고서’는 아시아 지역에서 북한을 자연 재해 대비 능력이 가장 부실한 국가로 지목합니다.

이 보고서는 2000년 이후 자연재해로 인한 경제 손실을 국가별로 비교해 보면 북한이 경제 규모에 비해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고 전했습니다.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 규모는 북한의 연간 국내총생산(GDP)의 3.5%에 이릅니다.

국내총생산은 한 나라의 영역 내에서 가계와 기업, 정부 등 모든 경제 주체가 일정기간 동안 만들어낸 생산물을 시장가격으로 평가한 합계입니다.

지진이 많기로 유명한 일본을 비롯해 중국, 몽골 등 북한과 인접한 국가들의 2000년부터 2016년까지 연간 자연재해 피해규모는 국내총생산의 0.5% 이하였습니다.

한반도의 나머지 절반인 한국은 연간 자연재해 피해액이 국내총생산의 0.1%도 되지 않습니다.

동아시아 인접국들과 북한의 재해로 인한 경제 충격의 차이가 큰 것은 비슷한 규모의 자연재해에도 유독 북한만 피해가 크다는 뜻으로 재해 예방과 복구 능력이 그만큼 부실하다는 반증입니다.

북한은 태풍과 홍수의 피해가 큰데 대부분의 북한 땅이 나무가 거의 없는 벌거숭이어서 홍수와 산사태 피해가 클 수 밖에 없다고 전문가는 말합니다. 한국 시민환경연구소 백명수 부소장입니다.

백명수(시민환경연구소 부소장): 북한의 홍수 피해는 크고 작게 매년 되풀이되고 있는데, 주요 원인은 북한의 농업 방식, 즉 산을 깎아서 밭을 만드는 다락밭의 형식입니다. 이 밭을 경작하게 되면 산림이 황폐화되고 산의 토사가 비가 내리면 쉽게 흘러내려 하천과 강바닥을 높여서 범람에 취약하게 만드는 구조입니다.

유엔 아시아태평양경제사회위원회의 보고서는 2005년부터 2015년까지 10년 동안 연평균 146만 여명의 북한 주민이 재해를 입었으며 2020년부터 2030년 10년 동안에도 매년 북한 주민 125만 명이 자연재해로 재산이나 건강을 잃을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