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민들, ‘민주사랑’이 뭔가 했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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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국산품장려 운동이 지속적으로 북한 주민들의 조롱거리로 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최근에는 주민들속에서 '민주사랑'이라는 구호까지 등장해 김정은 제1비서의 국산장려운동을 비꼬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강조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언론들이 ‘국산품을 애용하라’는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발언을 연일 선전하고 있지만 정작 현지 주민들의 반응은 냉소적이라는 전언입니다. 이른바 ‘국산품’을 비웃는 온갖 우스갯말까지 유행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장마당에 나오고 있는 여러 종류의 ‘국산’ 술들이 모두 대홍단군에서 만들어지고 있다”며 “올해 들어 갑작스럽게 대홍단이 술(주류)생산의 중심지로 변화하고 있다고 3월 30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대홍단군이 주류산업 중심지가 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소식통은 “술의 원료인 에틸알코올이 대홍단 ‘삼장세관’을 통해 중국으로부터 수입되고 있다”며 대홍단군 ‘감자 가공공장’에 알코올 생산설비들도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대홍단군 ‘감자가공공장’과 ‘대홍단식료공장’에는 ‘국산술’ 생산을 위해 십여 개의 외화벌이 관리국들이 들어와 있다고 그는 폭로했습니다. 중국에서 수입한 알코올은 이곳에서 ‘국산술’로 둔갑해 북한 전역에 공급된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3월 31일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국산품 애용이라는 구실로 중앙에서 사실상 ‘외국상품 배척’을 조장하고 있다”며 “하지만 앞으로는 어떨지 몰라도 지금은 ‘외국상품 배척운동’이 적절치 않다”고 진단했습니다.

현재 북한 주민들이 먹고 사는 모든 소비품(생필품)의 90%가 중국산이라며 ‘국산품’이라고 일부 공장들에서 생산하는 인민생활소비품과 식료품도 대부분은 원료를 중국에서 수입해 포장만 바꾼 것에 불과하다고 그는 주장했습니다.

실제 북한 주민들은 “진짜 국산품은 개인들이 불법적으로 만드는 밀주와 두부밖에 더 있냐”며 ‘국산품’을 애용할 데 대한 중앙의 지시에 강력한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고 그는 언급했습니다.

최근에는 중앙에서 강요하는 ‘국산품’ 장려운동과 관련해 “민주를 사랑하라”는 구호까지 등장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민주(民酒)’는 “백성들이 마시는 술”이라는 의미로 주민들이 불법적으로 만드는 술(밀주)를 뜻한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국산을 사랑하자”는 구호를 주민들은 “민주를 사랑하자”로 바꿔 말하는데 이는 국산이라곤 ‘민주’밖에 없음을 풍자하는 동시에 대체할 소비품도 없이 ‘외국상품 배척 운동’을 강요하는 중앙에 대한 반발심리가 깔려있다고 소식통들은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