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내륙지방 물 부족에 농민들 근심

앵커: 지난겨울 북한 내륙지방에 눈이 적게 내려 주민들은 여전히 물 걱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당장 농사차비와 전력 보장이 큰 문제라고 주민들은 걱정하고 있습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평안북도와 자강도를 비롯한 내륙지방이 여전히 물 부족과 전기부족의 열악한 환경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평안북도 국경지방의 한 농촌 관계자는 "신의주시와 동림군, 용천군 주택지구에는 아직 보름동안 전깃불이 한번도 깜박거리지 않았다"며 "내륙지방에 눈이 아주 적게 와서 앞으로 농사가 큰 걱정이다"고 18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그는 "보통 겨울이 지나면 쌓인 눈이 녹기 시작하면서 저수지에 물이 차서 전기 문제가 호전되곤 했는데, 올해는 3월에도 정전이 지속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양강도와 함경북도의 일부 산간지방에 폭설이 내려 주민 피해가 속출했다고 알려졌지만, 신의주와 용천 지방에는 최고 20cm 정도의 눈이 한번 왔을 뿐 적설량이 적었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입니다.

이로써 이 지방에서는 올해 농사차비(준비)가 큰 걱정이라고 그는 지적했습니다.

지난해에 지독한 가뭄피해를 당한 내륙지방에서는 물 부족을 미리 간파하고, 지난해 말부터 "흐르는 물을 모조리 잡자"는 구호를 내걸고 우물파기와 '쫄장박기' 공사를 벌였습니다.

특히 당 창건 70주년과 광복 70주년 행사를 성대히 진행해 김정은 체제의 안정을 과시하려는 북한당국으로서는 올해 농사가 사활이 걸린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하지만, 해마다 줄어드는 수자원 때문에 북한 농민들은 울상을 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연락이 된 평안북도 박천군의 주민도 "20년 전에 물이 흐르던 계곡에 우물을 파기 시작했는데 물이 아예 말라버린 곳이 많다"며, "어떤 곳은 7미터 이상 팠지만, 물이 끝내 나오지 않아 포기한 곳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주변 야산에 나무 한 대 없이 베어버려 강이 말라버렸다"면서 "이제는 땅속에 흐르는 물을 밖으로 꺼내 농사를 지어야 할 형편"이라고 한탄했습니다.

북한당국도 해마다 수자원이 줄어드는 원인이 산림 황폐화에 있음을 인식한 것으로 보입니다.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는 최근 발표한 노작에서 산림 황폐화의 심각성을 시인하며 "나무를 마구 베는 것은 역적 행위와 같다"고 엄단을 지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