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극심한 가뭄으로 북한의 농업부문은 비상이 걸렸지만 반대로 소금생산은 크게 늘어났다는 소식입니다. 예전엔 부자들이나 먹는 것으로 알려진 정제소금도 일반주민들이 살 수 있을 만큼 값이 폭락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계속되는 가뭄에 북한의 소금생산량이 역대 최고치를 갱신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장마당에서 소금 값이 연일 폭락하면서 기존에는 일반소금도 없어서 못 먹던 주민들이 정제소금만 찾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설명했습니다.
23일,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전국적으로 볼 때 소금 값이 제일 비싼 곳은 바다와 멀리 떨어진 양강도”라면서 “그런데 이젠 양강도에서도 소금 값이 계란 한 알 값에도 못 미친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해마다 북한의 장마당들에서 약간의 변화는 있었지만 소금 1kg은 대체로 강냉이 1kg과 맞먹는 가격이었다고 합니다. 올해 4월 초까지만 해도 양강도 혜산시 장마당에선 강냉이 1kg이 북한 돈으로 2천1백원, 소금은 1kg이 북한 돈으로 1천8백원으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5월에 들어서면서 소금 값이 연일 폭락을 거듭해 현재 kg 당 북한 돈 8백원까지 하락했다는 것입니다. 이는 한 알당 1천2백원인 계란 값보다 훨씬 눅어(싸)졌다는 게 소식통의 얘기입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소식통은 21일, “장마당에서 (북한 돈) 5백원을 불러도 일반 소금을 사려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며 “소금 값이 눅어진 기회를 이용해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을 김장용 소금까지 미리 다 마련해두었다”고 전했습니다.
소금 값이 하락하면서 회령장마당에선 함흥정제소금공장에서 생산되는 ‘눈꽃’과 광량정제소금공장에서 생산된 ‘돌꽃’ 등 500그램으로 포장된 정제소금이 북한 돈 7백원에 팔리고 있는 실정이라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돈 많은 사람들이나 겨우 맛볼 수 있었던 정제소금이 이제는 일반주민들도 흔하게 사먹을 수 있을 만큼 값이 내렸다는 의미입니다.
한편 소금 값이 폭락하면서 소금사재기가 극성을 부리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양강도의 소식통은 “지금은 가물어서 소금값이 폭락하지만 장마만 시작되면 소금 값은 오르기 마련”이라며 “그때를 대비해 숱한 돈을 들여 소금을 사들인 장사꾼들이 많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소금 값이 계속 내리기만 하면서 이미 소금을 많이 사들였던 사람들은 이러다 본전도 못 뽑게 되지 않나 근심이 태산”이라며 현지 소금장사꾼들의 불안감을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