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가뭄으로 농작물 피해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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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지역의 심각한 가뭄으로 인해 올해 농사작황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물을 제대로 대지 못한 논판은 갈라지고 북부산간지대에서는 커다란 일교차로 농작물 조숙(웃자람)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해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올해 농사전망이 갈수록 어두워지고 있습니다. 단순히 협동농장들뿐만 아니라 가뭄과 큰 일교차로 인해 개인들의 뙈기밭 농사조차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강조했습니다.

12일, 자유아시아방송과 연락이 닿은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우리(북한)는 주로 서해안을 따라 관개체계가 형성되어있어 동해안은 매우 열악하다”며 “함경남도와 강원도, 그리고 황해북도의 일부지역은 가뭄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고난의 행군’ 이후 지금까지 진행해 온 수많은 물길공사들이 새로운 관개망을 형성한 것이 아니라 서해안에 있는 호수나 저수지들을 단순히 연결한 데 불과해 올해와 같은 심함 가뭄에는 효력을 내지 못하고 있다고 그는 이야기했습니다.

이와 관련 13일, 평안북도의 한 주민도 “어린 학생들로부터 군인, 늙은이들까지 강냉이 밭 물주기에 총 동원됐다”며 “법동군과 창성군의 일부 협동농장들은 물을 제대로 못 대 논판이 터서 갈라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최근 “가뭄막이(물막이) 공사를 다그쳐 흐르는 물을 모조리 잡아 가두라”는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지시가 세 차례나 있었다며 김정은의 지시에 따라 가는 곳마다 물막이 공사가 진행되고 있지만 이미 때를 놓친 것 같다고 진단했습니다.

평안북도는 2002년 완공된 개천-태성호 물길공사에 이어 도 자체의 힘으로 삭주군과 대관군을 비롯해 일부 물길공사를 진행했지만 벼를 심는 논에만 겨우 물을 댈 수 있을 뿐 밭작물인 강냉이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한편 양강도의 한 소식통도 “양강도와 자강도를 비롯한 북부 산간지대 협동농장들에서 농작물 조숙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러한 농작물 조숙 현상은 낮과 밤의 일교차가 커서 생기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양강도의 경우 한낮의 온도는 26도까지 오르지만 밤에는 기온이 14도까지 내려간다며 이렇게 일교차가 커지면서 협동농장들에 심은 감자와 강냉이는 물론 개인 뙈기밭의 조나 메주콩도 웃자라서 벌써 열매를 맺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걱정했습니다.

그러면서 “일교차가 커지는 원인도 다름 아닌 가뭄 때문”이라며 “낮에 더워진 땅에서 수증기가 많이 발생해 밤의 온도를 높여주어야 하겠는데 가뭄으로 인해 더운 수중기가 발생하지 못해 일교차가 커지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