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농민들, 왕가뭄에 싹 트지 않아 울상”

사진은 2012년 6월 '극심한 가물피해를 입고있는 황주군의 고연농장 모습.
사진은 2012년 6월 '극심한 가물피해를 입고있는 황주군의 고연농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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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4월 말부터 함경북도 국경 지방에 비가 내리지 않아 농민들은 울상이 되었다고 합니다. 지독한 가뭄으로 옥수수의 싹이 트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자세한 소식,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해 100년 만에 찾아온 최악의 가뭄에 이어 올해 또다시 왕가뭄이 닥치면서 북한 식량생산에 빨간 불이 켜졌습니다.

함경북도 회령지방 농민들이 밭에 심은 강냉이(옥수수)의 싹이 트지 않아 시름에 잠겼다고 대북소식통이 11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김 씨 소식통: 4월말부터 지금 현재까지 비가 한 번도 오지 않았다고 합니다. (북한당국이) 가뭄에 대해 대책은 전혀 없고, 농민들과 소토지를 일구어 사는 사람들이 지금 통곡 중입니다. 올해 또 어떻게 살아가겠는가고… 오직 하늘만 바라보면서 비가 오기를 빌면서…

이름을 밝히지 않은 소식통은 함경북도 회령시와 무산군 지역에서 4월부터 지금까지 두 달 동안 비가 거의 오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전기부족, 물 부족으로 고등중학교 학생들이 협동농장 포전에 나가 물동이로 물을 날라다 주고 있지만, 그 넓은 면적을 무슨 힘으로 적시겠느냐며, 사실상 헛수고임을 시사했습니다.

북한 농민들이 작년에 실시된 포전담당제로 부여받은 토지와 소토지에 기대를 걸고 있었지만, 한 달이 넘도록 곡물의 싹이 나오지 않아 조바심이 났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김 씨: 보통 회령지방은 5월 8일부터 15일 기간에 씨앗을 심어요. 그런데 7~8일 지나면 싹이 나오게 되었는데, 그 기간이 지나도 안 나오니까, 사람들이 1년 농사 문제가 걸려서 난리가 난거지요.

북한에는 "6월 22일 하지 이전까지 땅에 씨앗이 들어가야 가을에 수확을 할 수 있다"는 속설이 있습니다.

하지만, 하지가 가까워 오는 지금까지 싹이 나오지 않은 것은 올해 농사가 물 건너간 것과 다름없다는 게 김 씨의 설명입니다.

김씨: 그리고 주민들이 수십년동안을 험악한 세월 속에서 살아 왔기 때문에 난 요것만 하면 먹고 산다고 밭에 매달려 살았는데, 그 사람들이 가뭄 때문에 울고 있다고 합니다.

북한에서 농사지은 경험이 있는 미국 정착 탈북자도 "이제 비가 와서 곡식의 싹이 튼다고 해도 소출이 30%이상 떨어진다"고 지적했습니다.

한국 기상청에 따르면 작년도 북한의 강수량은 평년에 비해 61%였고, 올해 모내기철인 5월 강수량은 56%에 그치는 등 혹심한 가뭄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외국의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의 강수량이 이 상태로 지속된다면 올해 식량 생산량이 작년에 비해 20%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