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농사준비에 들어간 북한이 농업용수를 확보하느라 수력발전소들을 제대로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여기에 '70일 전투'까지 겹쳐 농촌주민들이 심각한 전력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의 농촌주민들이 전기를 본지 오래다고 합니다. 특히 양강도의 상당수 농촌들은 십년 넘게 전기를 거의 공급받지 못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6일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공장, 기업소들에 더 많은 전기를 보내주기 위해 주민지구의 전기는 아예 차단해버렸다”며 “일부 농촌지역은 전기공급체계(송전시설)가 대부분 노후화 하거나 못쓰게 되어 ‘고난의 행군’ 이후 전기를 구경조차 못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벼를 심는 내륙지대와는 달리 감자나 강냉이가 주작물인 북부산간지대는 탈곡이나 물관리를 위해 전력이 꼭 필요하지는 않기 때문에 북한 당국은 “‘고난의 행군’이 시작됐을 때부터 양강도 농촌지역의 전기를 대부분 끊어버렸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또 당국이 오랜 기간 송전시설을 방치하는 바람에 밀수꾼들이 알루미니움으로 된 전기선을 잘라내고 변압기의 구리선과 철심을 훔쳐내 양강도의 농촌지역 주민들은 지금 당장 전기를 주려고 해도 공급체계가 무너져 방법이 없다고 그는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 8일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화력발전소 설비들이 낡아 전기를 제대로 생산하지 못하고 있다”며 “올해 농사를 위해 지금부터 물을 잡아두느라 수력발전소들도 제한적으로 가동을 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70일 전투’가 끝날 때까지는 주민지역에 공급되던 일체의 전기를 공장, 기업소들에 돌리라는 내각 전력공업성의 지시가 2월 말 각 시, 군 송배전소들에 내려왔다”며 “내각의 지시로 교육기관(학교)에 대한 전력공급도 중단됐다”고 말했습니다.
생산단위가 아닌데도 전력을 공급받는 주요 기관들로는 각 시, 군 당위원회와 인민위원회, 도 일보(신문)사, 지역 인민병원들과 군, 사법기관들뿐이라며 이런 주요 기관들도 예전의 절반정도밖에 전기를 공급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특히 소식통들은 “겨울 내 최대로 가동한 화력발전소들은 5월부터 시설 보수작업에 들어가야 한다”며 “겨울가뭄으로 마른 저수지들은 물을 채우지 못해 큰 비가 많이 내리지 않는 이상 수력발전소들도 정상적으로 가동하기 어렵다”고 말해 북한의 전력난이 올 여름까지도 나아질 가능성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