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주재원들 줄줄이 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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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개성공업지구 가동 중단 이후 입주 기업들은 대책 마련에 혼신을 다하고 있는데요. 회사 존립마저 위협받는 상황에서 회사를 떠나는 직원들이 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개성공업지구가 문을 닫은 지 어느덧 3주째가 되고 있습니다. 입주 기업들은 살기 위해 똘똘 뭉쳤습니다. 비상대책위원회를 중심으로 매일같이 만나 회의를 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경영난에 시달린 일부 기업들은 버틸 힘이 없어 직원들을 내보내고 있습니다.

박용만 녹색섬유 대표: 회사가 휴업해야만 직원들에 대해 정부에서 보조금이 나오는데 저희 기업인들이 지금 휴업할 수 있습니까. 아니면 직원들을 집에 가서 그냥 쉬라고 해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재기할 방법이 없잖아요.

조사 결과 영세한 업체들을 중심으로 권고사직 형태의 해고가 이어지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 의류업체는 근로자 7명 중 6명이 회사를 떠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업체의 한 관계자는 “권고사직으로 회사를 그만둔 사람도 있지만 몇몇 사람들은 비관적인 전망에 다른 회사로 이직했다”고 말했습니다.

문구업체에서 일하는 근로자 홍재왕 씨는 “기업들의 피해가 엄청나게 크다는 것은 알지만 언론이나 정부 발표 어딜 봐도 근로자에 대해서는 아무 말이 없다”며 답답함을 호소했습니다.

홍재왕 근로자: 사표를 종용하는 기업들이 꽤 있다고 들었습니다. 개성공단 근로자 중 상당수가 사표를 썼습니다. 아무런 대책도 없는 데 사표를 쓰라고 하면 어떻게 합니까.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입주 기업과 거래하던 협력 업체들도 연쇄적으로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비상대책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개성공업지구의 전면 가동중단으로 입주 기업뿐 아니라 협력업체의 근로자들도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다”며 안타까운 사연을 전했습니다.

이 때문에 비대위는 오는 3월 2일 “개성공업지구 기업인들과 근로자, 협력업체가 참여하는 대규모 비상총회를 연다”고 밝혔습니다. 개성공업지구 입주 기업들은 123곳으로 이들 기업과 거래하는 협력사들은 5천여 곳이 넘습니다.

개성공업지구에서 일하던 남측 근로자 수는 800여 명, 협력업체 5천여 곳의 근로자 수는 약 12만5천 명에 이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