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지금까지 북한에서 소요되는 석유류는 주로 중국에서 들여오는 것으로 알려져 왔으나 최근에는 러시아로부터도 상당량의 유류가 도입되고 있다고 여러 소식통들이 증언하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북-중 관계가 소원해지면서 중국으로부터 북한에 공급되는 유류가 급감하고 있고 이에 따라 북한의 유류난이 심각하다는 외신보도가 줄을 잇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 1년 동안 자유아시아방송(RFA)과 만난 북한주민들이 전하는 북한의 유류소비 상황은 외신보도의 내용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북한 내에서는 돈(외화)만 있으면 개인소유의 오토바이와 써비차에 언제든지 기름을 넣을 수 있다는 게 대다수 북한주민들의 증언입니다.
북한에서 판매되는 연유(휘발유) 가격은 중국의 휘발유 가격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눅은 경우도 있다고 밝힌 주민소식통들은 북한이 유류부족으로 고통을 겪고 있을 것이라는 외부언론의 보도들에 반론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 북한의 유류관련 기업소에서 근무를 했다는 함경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조선에서 주민들끼리 사고 파는 기름은 중국산보다 러시아에서 들여온 기름이 훨씬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증언했습니다.
소식통은 “러시아에서 얼마나 많은 유류가 들어오는지 그 량을 구체적으로 제시할 수는 없다” 면서도 “이같은 사실은 조선의 웬만한 간부는 모두 알고 있는 것으로 비밀도 아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통계상으로 보면 중국으로부터 북한에 공식적으로 수입된 석유류가 전혀 없다는 내용이 보도된 바 있는데 그런데도 유류부족 사태를 겪지 않느냐는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질문에 소식통은 “그런 보도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아무튼 일반주민들의 유류구입과 사용에는 큰 어려움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중국 선양의 한 대북 소식통도 “평소 친분이 있는 북한 무역대표로부터 전해 들은 얘기”라면서 “북한에 기름을 가장 많이 공급하는 곳은 중국이 아니라 러시아라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기름값이 비교적 안정세를 유지하고 수요공급의 균형도 크게 흔들리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북한이 들여오는 러시아 산 기름값이 중국의 기름값보다 훨씬 눅기 때문”이라고 소식통들은 주장했습니다.
중국산 휘발유는 옥탄가 90에서 97까지의 고급 휘발유이지만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들여가는 휘발유는 옥탄가 80~85 정도의 저급 휘발유라는 게 소식통들의 설명입니다.
“모르긴 해도 중국에서 들여간 고품질의 휘발유는 당 간부들의 승용차나 군 장비용으로 공급될 것이고 일반인들은 러시아산 휘발유를 사용하고 있을 것”이라고 주민소식통은 분석했습니다.
이런 사정을 감안하면 “북한의 휘발유 가격이 중국의 휘발유 가격과 큰 차이가 없는 것은 휘발유 품질에 따른 것으로 옥탄가를 따져본다면 북한휘발유 값이 중국보다 많이 비싼 셈”이라고 소식통은 강조했습니다.
최근 자유아시아방송(RFA)이 파악한 북한 내 휘발유 가격은 1kg에 9위안 정도로 이를 리터로 환산하면 1.4리터 정도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