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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식량계획(WFP)을 포함한 유엔 기구들이 지난주 발표한 북한 식량실태 조사 보고서는 600만명 이상의 북한 주민이 긴급한 식량 지원을 필요로 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북한에서 활동하는 유럽의 비정부기구는 이미 예정된 대북지원사업 이외의 추가 식량 지원에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북한에서 ‘유럽연합 지원계획’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6개 민간단체 중 가장 규모가 큰 저먼 애그로 액션(German Agro Action)은 지난 24일 발표된 유엔보고서의 내용을 검토 중이지만 북한에 추가로 식량을 지원하지 않을 전망입니다.
저먼 애그로 액션의 게르하르트 우마허 북한 사업담당관은 29일 자유아시아방송에 현재 진행중인 대북 사업이외에 추가 식량지원이 없을 것으로 안다고 밝혔습니다.
우마허 담당관:
유럽 국가들은 현재로서는 북한에 추가 식량지원을 꺼리고 있습니다. 식량난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북한이 식량을 요청한 것은 정치적인 이유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유엔 보고서 내용에 의혹이 있습니다. 식량난이 북한의 잘못된 정책 탓이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우마허 담당관은 겨울 작물보다 감자나 옥수수 등이 북한 주민의 주요 식량이기 때문에 정말 식량난이 심각하다면 북한 당국은 식량 지원을 훨씬 이전에 요청했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또 이 단체가 활동하고 있는 평안남북도와 함경남도 함흥 외곽지역에서는 북한이 주장하는 것만큼 심각한 식량난이 있다는 보고를 받지 못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따라서, 저먼 애그로 액션은 수백만 유로를 들여 값비싼 식량을 지원하는 것보다 토지를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방법이나 농업개혁 등 북한의 자립을 돕는 사업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단체는 1997년부터 북한 주민의 식량 안보를 위해 산사태 방지를 위한 경사지 관리와 과수 재배 등 농업 지원과 식수와 위생 관련 사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또한 프랑스의 비정부기구 트라이앵글 제너레이션 휴머니테어(Triangle Generation Humanitaire)도 현재로서는 추가 식량지원보다 취약계층을 위해 이미 계획된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For the time being, TGH is not expecting to do additional food aid, apart from the support received from the French government as mentioned last time.
이 단체의 앤 트레혼다 북한 사업 담당관은 자유아시아방송에 보낸 전자우편에서 양어장 사업을 통해 함흥지역 어린이에게 영양 지원을 하게 된다고 전했습니다. 프랑스 정부는 이 사업에 최근 15만 유로를 지원했습니다.
북한에서 활동하는 또 다른 프랑스 민간단체 프리미어 위장스(Premiere Urgence)의 소피 솔로몬 대북 사업 담당관도 현재는 북한의 요청과 관련한 지원은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고아와 장애인 등 취약 계층을 위한 새로운 식량 사업을 추진할 계획을 밝혔습니다. 이 단체는 현재 번식력 높은 중국산 토끼를 북한에서 사육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한편, 영국의 가디언지 인터넷 판은 29일 베이징(북경)발로 북한내 일부 유럽의 구호단체들이 북한의 취약 계층에 대한 식량 지원을 시급하게 요청했다고 전했습니다. 이 보도에 따르면 북한에서 활동하는 스위스 개발협력처(Swiss Agency for Development Cooperation)와 영국의 민간단체 ‘세이브 더 칠드런(Save the Children)’ 등은 이날 공동 성명을 통해 만성적인 영양부족에 시달리는 어린이와 임산부 등 취약계층을 위해 5월의 춘궁기가 오기 전에 지원을 늘려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이들은 식량은 물론 보건과 식수 위생 분야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