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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의 대북식량지원은 80% 이상 임산부나 수유모에 집중되며 5세 이하 어린이에는 영양실조를 예방하고 치료하는 특수 식량이 제공됩니다.
김진국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지난 6일 북한에 1천만 유로, 미화 약 1천 500만 달러 상당의 식량을 지원하는 ‘인도주의 긴급 지원안’(Emergency Humanitarian Aid Decision)을 채택했습니다.
식량난이 다른 지역보다 심각하다고 평가된 북한 북부와 동부 지역 주민 65만 명에게 앞으로 6개월간 식량을 제공한다는 내용입니다.
유럽연합의 대북식량지원은 함경북도, 함경남도, 량강도, 강원도 지역에 사는 임산부와 젖을 먹이는 산모에 초점이 맞춰집니다.
유럽연합의 구호 식량을 받을 임산부와 수유모는 53만 5천 명으로 전체 지원 대상인 65만 명의 80%가 넘습니다.
이밖에 북부와 동부 4개 도에 있는 병원의 입원 환자 12만 1천 명과 고아원을 비롯한 육아시설의 5세 이하 어린이 4천200 명, 그리고 혼자 사는 노인이 유럽연합의 지원 대상에 포함됩니다.
유럽연합은 영양실조 상태인 5세 이하 어린이 4천 명에 치료용 식량(Therapeutic feeding component)을 제공해 이들이 건강을 되찾도록 도울 계획입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이번 대북식량지원이 북한의 식량지원 요청에 대한 응답이라는 점을 결정문에 공개했습니다.
북한이 지난 1월 24일 박의춘 외무상 명의로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의 캐서린 애슈턴 부집행위원장과 국제 협력, 인도적 지원, 위기 대응(International Cooperation, Humanitarian Aid and Crisis Response)을 담당하는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집행위원에 편지를 보내 10만 톤의 식량과 비료를 요청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유럽연합의 대북식량지원을 총괄하는 게오르기에바 유럽연합 집행위원은 지난 4일 자신의 인터넷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식량지원전문가 5명을 북한에 보내 파악한 결과를 바탕으로 65만 명의 어린이와 임산부 등 취약계층을 지원 대상으로 정하고 지원 규모를 결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게오르기에바 집행위원은 자국민이 굶는 것을 방치하는 잘못된 북한 정권을 돕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주민의 고통을 외면할 수는 없었다면서 대북식량지원과 관련한 자신의 소신을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