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농산품 수출 확대지시에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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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북한을 "수출자원이 넘쳐나는 나라로 만들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수출주력 품목을 자원수출에서 먹을거리로 전환하겠다는 건데 해당 분야 간부들은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전국의 협동농장들과 어업양식조합들에 ‘수출작업반’을 시범적으로 조직할 데 대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지시가 있었다고 최근 자유아시아방송과 연계가 닿은 북한 농업부문의 현지 관계자들이 언급했습니다.

이러한 지시는 올해 농사문제와 관련한 내각 및 농업성 간부들과의 협의회에서 김정은이 직접 내렸다고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하지만 해당 관계자들은 이 같은 지시가 있은 협의회가 언제 열렸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함경북도의 한 농업부문 관계자는 김정은 제1비서가 “단순히 식량문제에만 매달려 생산량을 늘리면 된다는 발상은 농업간부들속에 뿌리깊이 배어있는 패배주의에서 비롯됐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이야기했습니다.

소식통은 내각 및 농업성 간부회의에서 김정은이 “어려울 때일수록 수세에 빠지지 말고 다양한 전략과 전술로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며 “농업부문에서 쌀과 바꿀 수 있는 수출품목들을 시급히 개발해야 한다”고 지시했음을 강조했습니다.

수출품목 개발을 위한 방도로는 전국의 협동농장들마다 버섯, 도라지, 더덕과 같은 산나물과 약초들을 대량적으로 재배하며 사슴과 노루, 염소, 양과 같이 풀 먹는 짐승들을 키워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 6일 자강도의 한 협동농장 관리일꾼은 “전국의 가는 곳마다에 ‘수출자원이 넘쳐나도록 하겠다’는 말인데 ‘현실을 몰라도 너무도 모르는 뜬구름 잡는 이야기 ’라는 비판이 간부들속에서 쏟아져 나오고 있다”고 김정은의 지시내용을 비판했습니다.

농업분야의 수출품은 단기간에 대량생산하기도 어려운데다 당장 전기도 없고, 식량문제도 해결하지 못한 상황에서 섣부른 수출품목 개발은 식량난만 더 가증시켜 가뜩이나 어려운 인민생활을 더욱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그는 우려했습니다.

이와 관련 또 다른 함경북도의 농업간부는 “쉬운 것부터 시작하고 대량생산이 가능한 것부터 해보자는 것인데 이런 일들은 이미 김정일 시대에 쓴 맛을 볼대로 본 실패한 사업들”이라고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습니다.

특히 소식통은 “그렇게 쉬운 것 같으면 김정일 시대에는 왜 실패 했겠냐”며 “이번 지시에는 아무 타산도 없이 ‘특별경제개발지구’를 마구 선포했다가 실패한데 대한 책임을 감추려는 김정은의 의도가 숨겨져 있다”고 강하게 반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