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개성 공단에 있는 봉제공장에서 나온 원단 자투리가 중국으로 대량 밀 수출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개성공단이 멈춰선지 50일이 넘어서 공단 재가동 여부가 불투명한 가운데 개성공단 봉제공장에서 나온 원단 자투리가 최근 대량으로 중국에 밀 반출 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중국 단둥의 대북 소식통은 29일 “이름만 대면 알만한 북한군부 소속의 무역 총 회사에서 개성공단 봉제공장에서 나온 섬유 자투리들을 한번에 수십 톤씩 중국에 밀수출하고 있다”면서 “그게 얼마나 돈벌이가 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양이 워낙 많다 보니 짭짤한 수입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소식통은 “개성공단이 가동 중일 때는 원단 자투리를 중국에 넘긴다는 사실이 알려지지 않았으나 공단이 멈춰선 최근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게 좀 이상한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어서 그는 “개성공단에 있는 원자재나 원단 자체가 반출되는 것은 아직까지 관찰되지 않았다”고 전제하면서 “남한 기업들이 원자재와 완성제품 반출을 요구하고 있는 민감한 시기에 북한의 이런 행위는 자칫 남한기업들이 개성공단에 두고 나온 원자재를 북한이 무단 반출할 수도 있다는 의심을 살 수도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 북한 사정에 밝은 한 봉제공장 대표는 “개성공단 봉제공장에서 나오는 자투리 섬유는 개성시 당국에 그냥 넘겨줬다”면서 “이런 자투리 섬유를 중국 재활용 업체가 사간다면 그럴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의 경우 “봉제공장에서 나오는 자투리 섬유는 일반적으로 소파 쿠션이나 침대 매트리스에 사용되기도 하고 순면의 경우는 자동차 정비공장 등에서 기름걸레로 활용되기도 한다”면서 “중국으로 넘어가는 자투리 섬유도 한국에서와 비슷한 용도로 사용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또 “한국에서는 이런 자투리 섬유 조각을 버리려면 재활용 업체에 돈을 줘가면서 버려야 하는데 반해 중국에서는 재활용업체가 봉제공장에 돈을 주고 사간다”면서 “북한이 이런 점을 이용해 원단 자투리를 중국에 팔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이 밖에도 “개성 공단이 정상 가동되면 원단 자투리는 봉제공장 한 곳에서만 하루에도 몇 톤씩 발생하기 때문에 개성공단 전체로 보면 하루에 수 십 톤이 나왔을 것”이라며 “이것들을 잘 활용하면 요긴한 재료로 쓸 수 있는데 북한의 사정이 이를 재활용 할 만한 여건이 못 되는 것 같아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