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광물, 중국산 둔갑후 미국 등 수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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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중국 정부가 북한산 마그네사이트에 대해 통관 감시 주의보를 발령했습니다. 북한에서 수입된 마그네사이트가 중국산으로 둔갑해 미국, 유럽 등지로 우회 수출되고 있다는 이유에서 인데요, 중국 당국이 북한 광물의 우회 수출 관행을 공식 인정한 것으로 볼수 있어 주목됩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 정부가 북한산 마그네사이트에 대한 대대적인 통관 감시와 감독 강화을 준비중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북한산 마그네사이트가 중국으로 수입된 뒤 원산지를 중국산으로 속여 미국, 유럽, 일본 등에 우회 수출돼 자국 기업에 피해는 물론 무역마찰까지 우려된다는 이유에섭니다.

중국 상무부는 지난 달 31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북한산 마그네사이트의 중국산 둔갑과 우회 수출에 대해 관련 기관이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상무부는 북한산 마그네사이트가 중국을 거쳐 미국, 유럽, 일본 등으로 위장 반출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중국으로 밀수입된 경우는 물론 통관을 거쳐 정식 수입된 경우도 세관 보세구역에서 허술한 감시망을 이용해 원산지를 바꾸는 사례가 많다는 겁니다.

상무부 주다롄특파원사무소는 주로 포장을 바꾸거나 중국산을 소량 섞는 방식으로 원산지를 세탁하고 있다고 구체적인 수법까지 공개했습니다.

상무부는 이번 조치의 배경으로 북한산 마그네사이트가 품질이 좋은 반면 생산 원가가 싸 해외시장에서 중국기업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산이 중국산에 비해 톤당 50달러 이상 저렴한 데 연간 15만 톤에 이르는 북한산 마그네사이트 수입량이 매년 증가추세에 있다는 겁니다.

또 중국산으로 위장된 북한산 광물이 불법으로 해외에 수출된 사실이 드러날 경우 무역마찰과 소송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한국통일연구원 박형중 북한연구센터소장은 18일 자유아시아방송에 희귀광물인 북한산 마그네사이트가 중국을 거쳐 다른 서방국가로 우회수출되는 관행이 공개된 건 처음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정책대학원 존 박 박사도 중국이 북한의 희귀광물을 헐값에 수입한 뒤 국제시장에서 높은 가격에 되팔아 차액을 챙긴다는 소문은 있었지만 중국 정부가 이를 공식 확인한 건 처음이라며 중요한 조치라고 말했습니다.

존 박 박사는 중국 정부가 민감한 이 문제를 공개적으로 거론하고 대책 마련에 나선 배경으로 중국 내 마그네사이트 수출 기업의 불만을 들었습니다.

존 박 박사 : 중국산 마그네사이트를 합법적으로 수출해온 중국 기업은 불법 우회 수출로 타격을 받았을 겁니다.

존 박 박사는 유엔의 제재 대상이 아닌 북한의 광물 수출이 중국을 우회해 이뤄져온 배경으로 외국 기업이 북한과 거래하는 데 갖는 부담감과 금융제재를 들었습니다.

존 박 박사 : 북한의 광물 수출은 제재 대상이 아닙니다. 하지만 많은 외국 기업이 북한과 거래하면 평판이 나빠질 걸 두려워합니다. 합법적인 거래도 기피하게 되죠. 또 북한 기업이 광물을 해외에 수출하더라도 (엄격한 금융제재 탓에) 무역 대금 결제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북한의 마그네사이트 보유량은 36억 톤으로 추정되며 이는 중국, 러시아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많은 규모입니다.

이번 조치로 중국을 우회해 수출돼온 북한의 희귀광물 수출 관행이 근절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