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이 최근 중국으로부터 다량의 옷감을 들여가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동안 보따리 상인 중심으로 완성된 의류제품을 들여가던 것과는 다른 구매행태를 보이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왜 그런지, 중국에서 김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과 중국을 오가는 외화벌이 일꾼들이나 보따리상인들의 물품구매 행태가 최근 들어 많은 변화를 보이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그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완성된 의류제품 수입이 대폭 줄어들고 대신 원단의 수입량이 크게 늘어난 것이라고 소식통들은 말합니다.
최근 중국에 나온 한 평양거주 화교 소식통은 “북한 내에 옷을 직접 만들어 파는 개인 봉제업자들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밝혔습니다.
중국에서 구매한 완성 의류를 들여가봤자 북한내에서 만들어 판매하는 옷과 가격경쟁이 되지 않는다고 이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중국 봉제공장들에서 최신유행으로 만들어 내는 옷들도 오래지 않아서 북한 봉제업자들이 똑같이 만들어 발 빠르게 장마당에 내놓는다”며 “이들 옷들은 디자인이나 질은 중국제품 못지 않으면서 중국 현지가격의 반값도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의 외화상점 지배인들의 통역을 하고 있다는 중국의 한 소식통도 “외화상점 지배인들도 외화
상점에서 중국제 의류가 팔리지 않아 내복이나 고급 옷만 몇 벌 들여가고 대신 원단을 대량으로
구입해 간다” 면서 “외화상점 지배인들의 구매 행태도 바뀌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최근 중국을 방문한 평양주민 소식통도 ‘행사 때마다 입어야 하는 남자들의 양복과 여성들의 치마저고리 같은 행사복들도 요즘에는 대부분 우리 내부에서 제작하고있다”며 “이런 행사복들도 중국에서 사자면 내부 가격의 두 배가 넘는다”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북한주민들의 의복류 구매행태가 달라지고 있는 것에 대해 남한에 정착한 탈북민 출신 이 모씨는 “북한주민들 속에서 보이지 않는 변화가 시작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원단을 들여다 옷을 디자인하고 만들어 파는 개인 업자들이 늘어난다는 것은 그만큼 북한 소비자들이 외부세계의 유행을 따르고 있으며 시장경제에 관한 의식이 높아졌다는 의미”라고 소식통은 풀이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