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장마당서 가짜 위안화 대량 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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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현금거래를 위주로 하는 북한 장마당에 위조지폐가 적지 않게 유통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때문에 주민들은 위폐를 감별하는 방법을 자체로 터득하고 있다고 합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국가은행 신용도가 떨어져 대부분 현금 거래에 의존하고 있는 북한에서 위조화폐가 적지 않게 도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와 관련해 중국을 오가는 한 북한 방문자는 15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장사과정에 유통되는 가폐(위조지폐)는 아주 큰 골치덩어리”라면서 “그래서 장사꾼(상인)들은 나름대로 위폐를 걸러내는 방법들을 꾸준히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현재 북중간 무역회사들은 80%가 현찰로 거래하고 있고, 개인들끼리 거래도 100%가 현금으로 한다”며 “이 때문에 위폐를 갈라내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최근 북한 내부에서 통하는 위폐 감별방법에 대해 소식통은 “우선 큰 돈을 다룰 때는 돈다발에서 몇 장을 꺼내 흰 담벽에 문지르는 방법이 있다”면서 “이때 진짜 100위안 짜리는 빨간 색이 벽에 묻어나지만, 가짜는 묻어나지 않는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경우 지폐가 손상되는 부작용이 있지만, 진위를 순식간에 판단하는 아주 흔한 판별 법이라고 그는 언급했습니다.

함경남도 함흥에서 최근 국경지방으로 여행 온 한 주민은 “요즘 장마당 상인들은 위폐를 감별하기 위해 중국산 손전지를 하나씩 가지고 다닌다”면서 “손전지를 켜서 달러에 비추면 진짜는 금속 줄이 보이고 위조달러는 나타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개인들이 물건을 사고 팔 때 저마다 감별기계를 가지고 다닐 수 없지 않느냐?”면서 “그래서 돈을 손으로 치거나 문지르는 방법으로 걸러내기도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나선지방과 함경북도 회령, 무산군, 양강도 혜산시와 평안북도 신의주 지방에는 북한 돈을 보기 힘들 정도로 외화가 많이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외부 거래가 적은 평안남북도와 황해남북도 등 내륙지방에서는 위조지폐를 가려보기 어려울 정도로 훼손된 화폐가 돌고 있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이에 따라 100위안짜리 위조지폐가 적지 않게 유통되고 있는데, 북한 내 불법조직이 중국의 불법 조직과 결탁해 위폐 장사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소식통은 “보위부와 보안부도 위조지폐 단속에는 손을 놓고 있다”면서 “오히려 위폐를 가려보는 감각은 법관들보다 일반 장사꾼들이 더 뛰어나다”고 덧붙였습니다.

중국정부도 전세계적으로 기승을 부리고 있는 100위안 짜리 지폐의 위조를 방지하기 위해 지난 2015년에 위폐방지 기능을 한층 강화한 신권을 발행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