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장마당에서 한국산 짝퉁, 즉 모조 제품이 대량 팔리고 있지만, 질이 낮아 고객들의 환영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국제품으로 둔갑시키기 위해 장사꾼들이 온갖 묘술을 다 부리고 있다고 하는데요,
정영기자가 전합니다.
한국 제품에 대한 인기가 식을 줄 모르고 상승하자, 북한 장마당에는 이를 모방한 모조품들이 등장해 소비자들을 속이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남포시에 사는 한 주민은 최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연락에서 "요즘 장마당에 나가면 '아랫동네(한국)제품이라고 속여 파는 장사꾼들이 많다"면서 "의류와 신발은 바느질 솜씨만 보면 정교해서 진짜와 구별이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이 주민에 따르면 현재 평양시와 평성, 순천 등 큰 도시 장마당에서 가짜 한국산 남자 바지는 미화 20달러에 팔리고 있고, 한국 신발로 둔갑한 모조품도 20달러 이상에 팔리고 있습니다.
그는 "가짜 상품에는 이름난 한국회사 제품 설명서까지 척 붙어 있다"면서 "한번 속아보지 않고서는 진위를 구별하기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한국산으로 둔갑한 모조 제품의 질이 낮아 고객들의 불만을 사고 있습니다.
이 남포 주민은 "한국산 가죽신발이라고 해서 장마당에서 20달러를 주고 사 신었는데, 며칠 못가서 터졌다"면서 그래서 장마당에 찾아가 장사꾼에게 따졌더니 "북조선사람들은 너무 많이 걸어 다녀서 한국 신발이 터졌다"며 "한국 사람들은 차를 많이 타고 다니기 때문에 신발이 오래간다"고 그럴듯하게 둘러댔다고 전했습니다.
계속하여 그는 "한국 제품은 공장에서 잘 만들겠지만, 북한 사람들이 만드는 모조품은 모두 개인 집에서 만들기 때문에 질이 낙후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의 재봉공들은 옷 재료와 생산회사, 품질보증이 적힌 상표까지 중국에서 대량 들여다 제품에 붙여 유통시키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에 있을 때 재봉사로 생활했던 탈북여성 한순희(가명) 씨의 말입니다.
한씨: 중국에서 상표까지 다 나와요. 우리는 중국을 통해서 모든 상품이 나오지 않습니까, 천과 지퍼, 실까지 거기에 붙이는 상표까지 옷을 완성하는 데 필요한 자재가 모두 나왔어요.
북한의 제조업자들은 최근 유행이 되고 있는 한국이나 일본 제품을 얻어다가 견본을 만들고 한국제품처럼 만들기 위해 중국에서 좋은 원단을 가져다 옷을 제조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생산된 옷들은 외화상점에도 진출하고 있다고 한 씨는 말했습니다.
한 씨: 저도 외화상점에서 나온 가방을 보고 그걸 본떠서 제가 만들었는데 그게 성공했어요. 저도 그걸 해서 먹고 살았어요.
이 탈북자는 "미국에서는 남의 상표를 마음대로 도용하면 불법이지만, 북한 재봉공들은 그것을 범죄로 생각하지 않고 죄책감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에는 지적재산권에 대한 교육이나 지식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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