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유엔 산하 식량농업기구(FAO)는 북한의 가뭄이 감자를 비롯한 이모작 농작물과 옥수수 수확에 심각한 영향을 줄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김진국 기자가 보도합니다.
5월 한 달 내내 계속된 북한 서해안 일대의 가뭄으로 보리, 밀, 감자 등 이모작 작물과 4 ~5월에 파종한 옥수수 수확이 줄어들 전망입니다.
식량농업기구는 북한 당국이 제출한 자료와 가뭄이 심각한 서해안 지역을 현지 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지난 18일 ‘북한 가뭄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가뭄의 피해가 심각한 지역은 북한의 최대 곡창지대인 황해북도와 황해남도, 평안북도와 평안남도, 그리고 평양시의 농지 등 5개 시, 도입니다.
식량농업기구는 지난 4월 말부터 비가 내리지 않은 5개 시, 도의 경작지 중 약 90%에 해당하는 20만 헥타르의 농지가 가뭄 피해를 입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당장 6월과 7월에 수확할 이모작 작물이 가뭄의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식량농업기구의 북한 가뭄보고서는 감자와 밀, 보리 등의 이모작 작물 수확이 물 부족의 피해를 받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권태진 선임연구원은 가뭄으로 이모작 작황이 9만 톤가량 줄 수 있다고 1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말했습니다.
권태진 선임연구원: 식량농업기구가 예상한 이모작 작황 약 50만 톤보다 17%인 약 8만 6천 톤 정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모작 작물보다는 옥수수 수확에 미칠 가뭄의 영향이 더욱 우려됩니다.
이모작 작물인 감자와 밀, 보리는 북한에서 생산되는 전체 곡물의 10%를 약간 넘는 수준이지만, 옥수수는 전체 곡물 생산량의 절반이 넘기 때문입니다.
식량농업기구는 대부분의 옥수수가 지난 4월 20일부터 5월 10일 사이 파종 되거나 이식됐지만 가뭄으로 제대로 성장하기 어려운 환경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농촌경제연구원의 권태진 박사도 극심한 가뭄에 비료까지 부족해 올해 북한의 옥수수 농사가 부진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권태진 박사: 옥수수는 밭에서 재배하기 때문에 가뭄 피해를 많이 받습니다. 물이 없어서 말라 죽는 거죠. 옥수수 농사에는 비료가 많이 드는데, 올해 북한의 비료가 많이 부족합니다. 게다가 비가 내리지 않아서 비료의 효과도 많이 떨어질 겁니다.
권 박사는 다행히 쌀농사의 모내기는 제대로 진행되는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가뭄이 올해 가을의 쌀 작황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한편, 유엔 산하 식량농업기구는 가뭄으로 작황이 줄면 북한의 식량 사정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우려했습니다.
식량농업기구는 당초 이모작 작황을 약 50만 톤으로 예상하며 올해 추수철까지 북한의 부족한 식량 규모를 약 74만 톤으로 추산했습니다.
이모작의 작황이 주는 만큼, 북한의 식량 부족분도 커집니다.
지난 5월 중순까지 북한이 수입한 곡물 규모는 약 33만톤이며 국제사회가 보낸 지원 곡물은 8만5천 여 톤입니다.
북한이 수입한 곡물과 지원받은 곡물을 모두 합쳐도 여전히 32만 톤이나 부족합니다.
식량농업기구의 북한 가뭄보고서는 추수철까지의 앞으로 4개월 동안 식량 부족현상이 심각할 것이라면서 북한 당국에 곡물 수입을 늘리고 국제사회에는 지원을 확대할 것을 권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