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O “북, 식량 개발지원으로 전환 원해”

MC:

북한이 유엔 기구에 대해 기존의 인도적 식량지원사업을 개발지원사업으로 전환할 것을 원하고 있다고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관계자가 밝혔습니다.

이수경 기자가 전합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의 키산 군잘(Kissn Gunjal) 분석관은 올해 북한에 대한 인도적 식량지원사업의 지속 여부가 불투명하다며, 북한 당국은 그동안 단순한 인도적 식량지원보다 농업 생산력을 향상할 수 있는 기술개발지원의 전환을 요구해 왔다고 7일 자유아시아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말했습니다.

Kissn Gunjal: I think they don’t want to forever depend on donations. Yes, they want to get assistance but not this kind of begging approach. They want to get technical assistance to help themselves. 북한은 국제사회의 식량 기부에 영원히 의존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봅니다. 북한이 국제사회의 지원을 필요로 하는 것은 맞지만 기부에 의존해야 하는 인도적 식량지원과 같은 방법은 아닙니다. 북한은 스스로 자립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술 지원을 원하고 있습니다.

군잘 분석관은 지난해 가을 세계식량계획과 식량농업기구가 공동으로 실시한 예정이었던 ‘곡물 작황과 식량 공급 조사(Crops and food supply assessment)’가 북한 측의 초청이 없어 무산된 이유도 작황 결과에 따라 인도적 식량지원사업이 지속되기를 원하지 않는 북한 측의 의지가 나타난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는 이어 올해 북한에서 농작물 실태와 수확량 등에 대한 조사가 재개될 지 여부에 대해서도 7일 현재까지 계획이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세계식량계획은 지난해 11월 완료할 예정이었던 대북 긴급구호사업(Emergency Operation)의 연장 여부를 북한내 ‘곡물 작황과 식량 공급 조사‘ 결과에 따라 북한 정부와 양자 협의를 벌일 계획이었습니다.

이와 관련해 세계식량계획의 레나 사벨리(Lena Savelli) 북한 담당관은 일단 기존의 ‘긴급구호사업’을 올해 6월까지 연장한다고 밝히고, 이 기간 동안 북한 당국과 후속 사업 계획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사벨리 담당관은 북한의 어린이와 산모 등 취약계층이 여전히 심한 영양 부족으로 고통받고 있다며, 세계식량계획은 북한에서 인도적 지원사업을 지속하길 원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사벨리 담당관은 북한이 ‘긴급구호사업’을 개발지원으로 전환하길 요구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현재 후속 사업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라며 언급을 피했습니다.

앞서 북한은 2005년 세계식량계획을 포함한 국제구호단체들에 대해 인도주의 지원사업의 중단과 개발지원으로의 전환을 요구한 바 있습니다. 당시 북한의 요구로 많은 국제 비정부기구들이 북한에서 철수하거나 개발지원으로 전환해 잔류했습니다. 세계식량계획도 북한의 요청에 따라 기존의 인도적 식량지원을 축소했으며 식량농업기구와 함께 매년 실시해 오던 북한내 작황 조사도 2008년 재개될 때까지 중단했습니다.

한편, 식량농업기구의 군잘 분석관은 만일 북한 측의 요구대로 유엔의 인도적 식량지원사업이 공식적으로 중단되고 일반적인 개발지원으로 전환된다면, 앞으로 북한은 식량 부족분을 전적으로 수입에 의존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경우 만성적인 경제난으로 부족한 식량을 수입할 수 있는 여건이 안되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북한 주민들의 경제난은 더욱 심각해 질 것으로 군잘 분석관은 전망했습니다.

유엔식량농업기구는 최근 작성한 ‘작황 전망과 식량 상황’ 보고서에서 북한의 올해 식량 부족분은 125만 톤이라고 전망하고, 북한을 외부 지원이 절실히 필요한 31개국 가운데 포함시켰습니다. 북한은 또, 아시아 국가 중, 외부에서 필수적으로 식량 지원을 해줘야 하는 11개 나라에도 꼽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