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국제기구가 북한에서 실시하는 농작물 수확량 조사가 올해 재개될 지 여부가 불투명합니다. FAO, 식량농업기구는 5월에는 북한에서 이모작 농작물에 대한 초기 작황 조사가 시작돼야 하지만 아직 북한 측의 초청이 없어 작황 조사가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습니다.
이수경 기자가 전합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의 키산 군잘(Kissn Gunjal) 분석관은 북한 당국이 27일 현재까지 식량농업기구나 세계식량계획 측에 올해 작황 조사를 요청하지 않았다며, 따라서 보통 5월에 실시하는 감자나, 보리, 밀 등 이모작에 대한 초기 작황 조사의 실시 여부가 불투명하다고 밝혔습니다.
Kisan Gunjal: If the Government decides to ask for our crop and food security assessment mission, the request should come. We have not received such request from the Government yet.
식량농업기구와 세계식량계획이 공동으로 북한을 포함한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작황과 식량 공급 조사 (Crop and Food Supply Assessment)’는 해당 국가의 요청에 따라 진행되기 때문에 북한 당국이 원하지 않는다면 반드시 이 두 유엔기구의 작황 조사를 받을 의무는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군잘 분석관은 북한이 보통 겨울이나 봄에 심어 6월에 추수하는 이모작 농작물은 전체 농작물 수확량의 15%를 차지하므로, 이모작을 추수하기 직전 5월경에 실시되는 초기 작황 조사는 올해 북한의 전체 작황을 파악하는 데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식량농업기구와 세계식량계획이 실시하는 작황조사의 결과는 유엔이 해당 국가에 대한 인도적 지원 사업의 계획을 세우는 데 기준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외부의 지원을 필요로하는 북한의 경우 정확한 식량 사정을 파악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군잘 분석관은 따라서 북한에서 올해 5월 실시될 예정인 초기 작황 조사가 무산되더라도 10월에서 11월 경 실시되는 본 작황 조사는 이뤄지길 희망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유엔 산하 식량농업기구와 세계식량계획은 1995년부터 2004년까지 매년 한 두 차례 북한 당국의 초청 아래 실사단을 파견해 ‘작황과 식량 공급 조사’를 벌였습니다. 이때 5월과 6월 무렵 이모작에 대한 초기 조사를 하고 9월에서 10월 사이에는 본 조사가 실시됐습니다. 두 기구의 작황 조사는 2005년 이후 중단됐다가 4년 만인 2008년 다시 재개됐지만 지난해에는 북한 당국의 초청이 없어 무산된 바 있습니다.
한편, 군잘 분석관은 올해 북한의 작황 전망에 대해 기상 상태는 평년과 같거나 조금 더 나은 수준이지만 농작물 수확량은 평년보다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그는 식량농업기구가 지난 2월 갱신한 ‘작황 전망과 식량 상황’에 대한 국가별 보고서를 인용해 북한이 지난해 특별한 자연재해가 없고 기상상태가 적당했음에도 비료와 연료, 그리고 종자 등의 부족으로 낮은 생산량을 보였다고 지적하고 올해도 지난해와 비교해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식량농업기구는 이 보고서에서 북한이 이번 곡물 회계연도 (2009년 11월-2010년 10월) 에 총 125만 톤의 식량을 외부에서 들여와야 한다고 밝히고, 이 식량 부족분이 곡물 수입이나 외부 지원을 통해서 보충돼야 한다고 경고했습니다. 보고서는 올해 북한의 옥수수 수확량은 최소 171만 톤, 쌀의 생산량은 234만 톤으로 추정해, 북한의 올해 총 곡물 생산을 432만 톤 수준으로 추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