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북 마른논 25%, 지원 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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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유엔 산하 식량농업기구(FAO)가 가뭄으로 북한의 모내기가 늦어지거나 불가능한 논이 전체의 약25%에 이른다고 밝힌 가운데, 세계식량계획은 대북지원 기한을 연말까지로 연장했습니다.

김진국 기자가 보도합니다.

식량농업기구는 가뭄의 영향으로 올해 가을 북한의 쌀 수확이 지난해보다 약 12%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식량농업기구의 북한 관련 최신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피에로 콘포르티 분석관은 지난 8일 현재 물이 부족해서 모내기를 하지 못한 논면적이 약 13만6천 핵타르로 파악된다면서 전체 북한 논면적 약54만 4천 핵타르의 4분의 1에 해당한다고 1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콘포르티 분석관은 북한의 대표적인 곡창지대인 황해남북도와 평안남도, 함경남도 일대에 가뭄 피해가 심각하다면서 지난해까지 5년 연속으로 이어지던 북한의 쌀 수확 증가세가 올해는 꺽일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지금의 기상 상황이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올해 쌀 수확 추정치는 약 230만 톤으로 2014년의 약260만 톤보다 12% 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한국의 민간연구소 지에스엔제이(GS&J)인스티튜트 권태진 북한동북아연구원은 봄 가뭄의 악영향으로 북한의 곡물 생산이 약 10% 줄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권태진 북한동북아연구원 : 숫자적으로 추정하면 북한의 올해 곡물 생산량이 지난해와 비교해 약 10% 정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지만 앞으로 기상 상황이 좋아진다면 좀 더 피해 규모가 줄어들 여지는 있습니다.

한편, 세계식량계획은 이달로 종료할 예정이던 북한의 8개도와 남포시에 지원 중인 북한 주민에 대한 영양지원 사업을 올해 말까지로 연장할 계획입니다.

세계식량계획은 2013년 7월부터 올해 6월 말까지 군수시설이 많은 자강도를 제외한 북한의 8개 도와 남포시 등 9개 행정구역의 어린이와 임산부, 노인 등 약 180만 명의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영양강화식품을 제공하는 지원 사업을 진행해 왔습니다.

가뭄의 영향이 가장 큰 황해남도에는 해주시와 백촌군 등 11개 시군이 오는 12월까지 유엔 구호기구의 지원을 받습니다.

하지만, 기존의 예산으로 지원 기간만 연장하는 것이어서 지원 규모는 오히려 축소될 전망됩니다.

세계식량계획의 프랜시스 케네디 본부 대변인은 지난 4월과 5월 세계식량계획의 지원을 받은 북한 주민은 각각 약80만 명과 68만 명으로 당초 계획의 열 명 중 네 명꼴에만 식량을 제공하는데 그쳤다면서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모금 참여를 촉구했습니다.

세계식량계획의 대북 사업에는 1억3천700만 달러가 필요하지만 19일 현재 모금액은 목표액의 55%인 7천500만 달러에 불과한 실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