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농사철이 다가옴에 따라 북한의 각 협동농장은 벼농사의 시작인 못자리 작업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못자리에 없어서는 안될 비닐박막을 확보하지 못해 금년 벼농사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중국에서 김 준호 특파원이 전합니다.
평안남도 남포의 김씨 성을 가진 한 북한 주민(50대, 남)은 “못자리 철을 앞두고 각 협동농장에서는 비닐박막 확보가 여의치 않아 농장 책임자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자유아시아 방송(RFA)에 전했습니다.
“못자리용 비닐박막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해마다 겪는 일이라 새삼스러울 것 없는 일이지만 금년은 특히 더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다”고 김씨는 말했습니다.
모든 농사준비를 각 협동농장별로 자체 해결해야 하는 이른바 ‘자력갱생’ 운영 방 식 하에 있기 때문에 이 비닐박막도 당연히 각 협동농장이 알아서 해결해야 할 상황인데 협동농장에 현금이 없기 때문이라는 김씨의 설명입니다.
“협동농장에 돈이 없는 경우, 소속 농장원들로부터 얼마씩 돈을 걷어 농사에 필요한 자재들을 구입하기도 하지만 금년은 특히 화폐개혁 여파로 농장원들도 주머니 사정이 매우 어려워 이 방법도 해결책이 못 되는 실정”이라고 김씨는 말했습니다.
북한과의 무역에 종사하는 중국 상인들은 “조선의 대방들로부터 비닐박막 가격을 물어오는 문의가 많이 들어오고는 있지만 실제로 주문으로는 이어지는 경우는 많지않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를 두고 상인들은 “조선에서 화폐개혁 후 외화 환율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기 때문에 조선의 대방들도 선뜻 주문을 못하고 있는 상황 아니겠느냐”고 진단을 하기도 합니다.
못자리에 필요한 비닐박막은 평안북도 박천에 위치한 남흥화학공장에서 일부 생산을 하기는 하지만 원료(나프타)부족으로 생산이 충분치 못해 필요한 물량을 대부분 중국으로부터 수입하고 일부는 남한을 비롯한 국제민간 지원단체의의 지원에 의지해 왔습니다.
못자리용 비닐박막은 늦어도 이달말까지는 공급되어야 하고 상황이 매우 절박한데도 아직까지 국제단체의 지원 움직임도 눈에 띠지 않습니다. 북한 당국도 이 문제에 대한 마땅한 해결책을 내보이지 않고 있어 금년도 북한의 벼농사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