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파종기 앞두고 대체비료 생산 안간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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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당국이 비료수급 상황이 악화된데 따른 대책으로 협동농장들마다 대체비료 생산을 늘릴 데 대해 강조하고 나섰습니다. 고양이 손발도 빌린다는 영농철에 대체비료생산까지 담당해야 하는 농장원들의 고통이 말이 아니라고 합니다.

서울에서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농철을 맞은 북한의 비료상황이 더욱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은 해마다 설날이 지난 다음날부터 김정일의 생일인 2월 16일까지 기간을 ‘새해첫전투기간’으로 정하고 공장기업소들은 물론 가두여맹원들과 중학교 학생들까지 총동원하여 거름생산에 집중해 왔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화폐개혁’으로 인한 사회적 대혼란에 ‘신종독감(신종풀루)’까지 유행되면서 예년에 비해 거름생산량이 턱없이 저조하다는 것입니다.

북한은 그동안 통나무와 광물자원을 수출해 중국에서 비료와 영농자재들을 들여왔지만 ‘화폐개혁’ 이후 외화벌이 기관들이 통폐합되어 크게 축소된데다 여러차례에 걸친 노동당과 보위사령부의 검열로 무역부분이 위축되어 올해에는 중국과의 교역량도 상당히 줄었다고 합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북한 당국은 지난 2월 6일 김정일의 흥남비료공장 시찰을 계기로 전기와 생산설비들을 집중하는 등 비료생산을 늘리기 위한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그런가하면 바쁜 영농철임에도 불구하고 적지 않은 농장인력을 떼어내 물거름과 흑보산비료생산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함경북도 회령시 유선노동자구에 살고있는 이모씨는 익명을 전제로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흥남비료공장에서 생산된 질소비료가 일부 들어오고 있지만 농장에 필요한 량을 채우기에는 어림도 없다”면서 “올해에는 중국산 비료가 거의 들어오지 않아 설사 흥남비료공장에서 생산을 늘였다고 해도 지난해보다 비료공급량은 훨씬 부족한 상태”라고 전했습니다.

그는 “올해 4월 초부터 대체비료 생산을 대대적으로 벌릴 데 대한 (노동당) 지시문이 여러 차례 내려왔다”며 “농장 작업반들마다 인원들을 떼어내 전문적으로 물비료와 흑보산 비료를 생산하고 있다”고 실토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 당국이 강조하는 물비료와 흑보산비료 생산방법까지 상세히 소개했습니다.

이모씨에 의하면 북한이 생산에 집중하고 있는 물비료는 100리터 정도의 물에 30kg 정도의 인분을 넣어 한주일 또는 열흘 동안 자연 발효시킨 다음 여기에 다시 200리터 정도의 물을 부어 희석시키는 방법으로 생산한 물거름을 뜻합니다. 자연발효과정에서 인체에 독성이 있는 세균들은 모두 죽고 농작물에 좋은 효소가 크게 증가한다는 것입니다.

북한이 독려하는 흑보산비료는 일반 부식토 1톤에 복합비료 50kg, 유기질 거름 200kg 정도를 섞어 한달정도 발효시킨 것인데 북한 당국은 이렇게 생산한 ‘흑보산비료’는 일반 부식토에 비해 비료효과가 30배 이상 높다고 주장합니다.

한편 또다른 양강도 주민은 11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통화에서 “가뜩이나 바쁜 영농철에 대체비료생산까지 제기되면서 농장원들이 겪는 고생이 말이 아니다”며 “‘거름은 곧 쌀이다’는 구호를 농장마다 내 걸고 ‘흑보산 비료생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현재 혜산시 장마당들에서는 중국산 복합비료 25kg 짜리 포장을 중국 인민폐 110원이나 부르고 있다”며 “중국산 복합비료 값은 입쌀 가격과 같고 우리나라 비료 값은 강냉이(옥수수) 가격과 같다”고 전했습니다.

중국산 복합비료 1kg에 북한돈 480원인데 비해 흥남비료공장에서 생산된 질소비료는 1kg에 250원이라는 것입니다. 돈 없는 일반주민들이 부업농사를 위해 사서 쓰기에는 부담스러운 가격이 아닐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