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비료확보 못해 올 농사 불투명

0:00 / 0:00

앵커 : 북한이 협동농장의 말단조직 책임자인 농업 분조장 대회까지 열어가며 금년 농사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농사에 가장 중요한 비료를 확보하지 못해 올해 농사전망이 불투명하다는 관측입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전합니다.

해마다 반복되는 북한의 화학비료 부족사태가 올해는 작년보다 더 심각하다는 소식입니다.

북한이 그간 농사용 화학비료를 대부분 중국에서 조달해온 것을 감안하면 2월 중순부터 금년농사용 비료가 도입되어야 하는데 실제로 북한으로 들어가는 비료가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고 중국 내 대북소식통들은 증언하고 있습니다.

중국 당국은 통상 3월부터 내수용 비료확보와 가격안정을 위해 수출용 비료에 관세를 100%나 부과합니다. 따라서 3월 이후에는 중국으로부터의 비료 수입가격이 두 배로 뛸 수 있다는 얘깁니다.

이를 모를 리 없는 북한 당국이 아직까지 비료를 대량으로 수입하지 못하는 이유는 외화 사정이 매우 악화되었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북한사정에 밝은 중국 단둥의 무역회사 소식통은 “외화사정이 어려운 북한은 해마다 국가가 운영하는 큰 무역회사를 내세워 외상으로 비료를 들여갔는데 장성택 처형의 여파로 금년에는 중국 측에서 외상거래를 사절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장성택 숙청 이후 북한과 거래를 하던 중국 무역회사들이 이미 외상으로 보낸 물건값을 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거래를 계속해야 할지 앞날이 불투명하기 때문에 예년처럼 외상으로 비료를 보내려 하지 않는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이것 말고도 북한이 비료수입을 하지 못하는 이유가 또 있습니다. 북한의 비료수입 자금마련을 담당하는 중국 내 외화벌이 일꾼들의 실정이 매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의 대북소식통들은 북한당국이 중국 주재 외화벌이 일꾼들에게 비료계획을 할당했는데 작년의 경우 1인당 3~4천 달러씩 송금한 데 비해 금년의 경우 1~2천 달러에 그쳤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중국에 진출한 외화벌이 식당들의 경우도 중국 공직자들의 호화스런 식사 금지조치로 영업 환경이 급속히 나빠져 할당받은 비료계획 수행이 여의치 못할 것이라는 게 대북 소식통들의 공통된 시각입니다.

한편 북한이 한해 농사에 필요한 최소한의 화학비료 소요량은 연간 50만 톤으로 대북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