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무역일꾼들에 비료 강제할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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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 당국이 중국에 주재하고 있는 외화벌이 일꾼들에 일정량의 비료와 비닐박막을 구입해 보내도록 강하게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북한은 이미 금년 2월에 중국주재 외화벌이 일꾼들에게 비료 구입자금으로 1인당 2~3천 달러씩을 강제로 할당한 바 있습니다. 그랬던 북한당국이 3월에는 외화벌이 일꾼들에게 비료와 농사용 비닐 박막을 현물로 구입해 본국에 보내도록 지시했다는 소식입니다.

북한 무역일꾼들과 가까운 중국 단둥의 한 대북 소식통은 “중국에 있는 무역일꾼들이 본국으로부터 1인당 비료 100톤과 비닐박막 30톤을 확보해 3월 말까지 본국으로 보내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기간을 3월 말까지로 정했지만 할당된 물량을 완수한 사람이 거의 없다”면서 “이달(4월) 중에라도 할당된 물량을 완수해야 하는 처지에 내몰린 무역 주재원들이 밤잠을 못 이룰 정도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중국소식통을 통해서 알아본 중국의 비료 값은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가장 싼 곳이 요소비료 1톤에 1,600위안 정도로 100톤이면 16만 위안, 미화로 2만5,000달러가 넘는 금액입니다.

무역 주재원들의 1인당 연간 사업 할당액이 3만~5만 달러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이번에 할당된 비료, 비닐박막 과제가 외화벌이 일꾼들에게 엄청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1년간 사업 할당금액이 1.5배 이상 증가하게 되는 셈입니다.

중국의 또 다른 대북소식통은 “이달(4월)에는 북한 최대의 명절인 김일성 생일이 있어 무역일꾼들은 상당한 액수의 충성자금을 바쳐야 하는 처지인데 비료현물 할당까지 받았으니 말로 다 하기 어려운 압박감에 시달리고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요즘 해관에 가보면 비료를 싣고 조선으로 들어가는 트럭들을 자주 볼 수 있다”면서 “보통 5월 초순경부터 시작되는 모내기 전투와 강냉이 영양단지 파종에 필요한 비료를 이달 중에는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북한당국이 외화벌이 일꾼들을 더욱 다그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단둥의 한 대북무역회사 직원은 “조선대방들로부터 비료를 후불(외상)로 보내 줄 것을 요청하는 팩스문건이 날마다 수도 없이 들어오고 있다”면서 “이런 문건들은 결재도 올릴 필요 없이 쓰레기통에 버린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