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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철을 맞아 비료부족 사태에 직면한 북한 당국이 대용비료 생산에 안간 힘을 쏟고 있습니다. 지어는 농촌 중학교 학생들까지 비료생산에 동원한다는 얘기가 돌아 주민들의 비난을 사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고등중학교 학생들에게 열흘간의 ‘거름방학’을 준다는 소문이 돌면서 북한 주민들이 격한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중학교 이상 학생들을 상대로 해마다 보름간의 ‘고사리채취방학’은 주었어도 ‘거름생산방학’이란 말은 처음 들어보기 때문입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함경북도 소식통은 “매 기관기업소, 인민반별로 6월 초까지 ‘가루인분’ 10kg씩 바치라는 과제가 떨어졌다”며 “중학교 학생들도 열흘씩 방학을 주고 ‘가루인분’ 5kg씩 바친다는 얘기가 돌면서 사람들이 아우성”이라고 전했습니다.
해마다 겨울철이면 거름생산에 주민들을 총 동원시켜 더 이상 거름원천이 없는데다 무조건 ‘인분가루’ 10kg씩 바치라니 주민들은 답답하기 그지없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중학교 학생들까지 ‘가루인분’ 생산에 동원하는 행위는 그야말로 비인간적이라는 주민들의 항의가 비발치고 있다고 소식통은 증언했습니다.
‘가루인분’ 10kg을 생산하려면 100kg 이상의 인분을 말려야 하는데 겨울철에는 인분이 얼어서 문제가 없지만 지금은 공동변소에서 인분을 퍼내다 자칫 큰 사고가 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어른들도 위험한 이런 일을 중학생들에게 맡긴다고 하니 주민들의 불만이 거세질 수밖에 없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입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소식통은 “장마당에서 강냉이 2kg에 중국산 복합비료 1kg씩 맞바꾸고 있다”며 “‘가루인분’ 1kg은 (북한 돈) 천원으로 중국산 복합비료보다 300원 정도 싸다”고 말했습니다.
말하자면 ‘인분가루’ 1kg이 강냉이 가격을 훌쩍 뛰어 넘었다는 얘깁니다.
중학교 학생들에게 ‘거름생산 방학’을 준다는 소문에 대해서는 항간에 그런 소문이 많이 돌고 있는데 아직은 공식적인 지시가 내리지 않았다며 설마 어린 애들까지 거름생산에 동원시키겠냐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직장, 인민반 별로 가루인분생산과제를 내린데 대해서는 “도무지 감당해 낼 수 없는 것”이라며 “위에 있는 간부들이 제정신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비난했습니다. 북한 당국이 “우리의 기술, 우리의 노력”으로 ‘주체비료’를 생산한다고 요란스럽게 선전하고 있지만 올해도 역시 비료부족 사태는 심각하다는 분석입니다. 한해농사를 결정지을 비료가 절대 부족한 형편이라 올해 농사에 대한 전망 또한 어둡다고 소식통들은 우려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