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당국이 농사철을 맞으며 고급중학교 학생들까지 동원해 다급한 비료확보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올해 농사에 필요한 비료를 제대로 확보하지 못해 퇴비생산 인력난을 겪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농사철을 맞은 북한의 협동농장들이 심각한 비료부족으로 퇴비생산에 여념이 없다고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퇴비생산을 위한 인력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북한 당국은 고급 중학교 학생들까지 주변 협동농장을 지원하도록 강요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설명했습니다.
4일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회령시 고급중학교 학생들은 5월 1일부터 전부 부식토 생산에 동원되고 있다”며 “중앙에서 내린 지시는 아니고 회령시 당위원회와 농촌경영위원회가 농촌을 지원하기 위해 자체로 내린 결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보통 씨붙임(파종)은 5월 10일부터 시작되지만 지금이 강냉이 영양단지와 흑보산 비료를 생산하기에 적합한 시기”라며 “공장기업소는 모두 살림집 건설에 동원돼 고급중학교 학생들로 부족한 농촌의 인력을 메우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강냉이 영양단지와 흑보산 비료를 만들려면 부식토가 무한정 필요한데 운송수단이 없어 농장원들과 고급중학교 학생들이 등짐으로 부식토를 나르고 있다며 고급중학교 학생들은 매일 한입방의 부식토를 생산해내야 한다고 소식통은 언급했습니다.
이와 관련 2일 양강도의 한 농업부문 소식통도 “고급중학교 학생들과 인민반 부양가족들까지 주변 협동농장 부식토 생산에 동원되고 있다”며 “파종이 시작되기 전에 흑보산 비료를 충분히 생산하라는 중앙의 지시가 여러 차례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올해는 강냉이도 직접 파종이 아닌 영양단지를 하라는 것이 내각 농업성의 요구”라며 “강냉이 영양단지와 흑보산 비료 생산을 독촉하는 것은 아직까지 한해 농사에 필요한 화학비료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다는 의미”라고 소식통은 진단했습니다.
소식통은 “지금껏 조선에서 필요한 화학비료는 중국에 석탄을 판 대가로 수입해 들여왔다”며 “그러나 올해 중국이 석탄수입을 중단하고 원유수출도 제한하면서 당장 화학비료를 생산하기도 어렵고 화학비료를 수입해 들일 자금 확보도 여의치 않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강냉이를 아무리 영양단지에 심는다고 해도 직접 파종을 한 뒤 화학비료로 재배하는 것만 못하다”며 “흑보산 비료 역시 화학비료 대용이라 하지만 내용을 분석하면 화학비료의 100분의 1 정도밖에 효과가 없다”고 소식통은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