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농부들, 국산비료 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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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을 드나드는 중국 개인 장사꾼들이 최근 화학비료를 북한에 대량으로 반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농사철을 앞둔 북한농민들이 국산 비료보다 중국산 화학비료를 훨씬 더 선호하기 때문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뙈기밭 농사에 의지해 사는 북한 주민들 속에서 중국산 화학비료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이 때문인지 최근 북한을 찾는 중국 개인 장사꾼들도 중국산 복합비료를 많이 들여오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덧붙였습니다.

6일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요즘 중국 장사꾼들이 일반 생필품보다 복합비료를 많이 들여오고 있다”며 “개인 농사꾼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중국산 화학비료만 찾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남흥과 흥남비료공장에서 생산한 국산비료가 장마당에 많이 나오고 있지만 개인 농사꾼들은 값을 배로 주고서라도 중국산 화학비료만 쓰려한다”며 “국산비료는 함량이 모자라 효과가 크게 떨어지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현재 장마당들에서 국산 화학비료는 kg당 중국 인민폐 2위안 대에서 오르내리고 있다”며 “반면 중국산 질소비료는 kg당 중국 인민폐 3위안이고 복합비료는 kg당 인민폐 5위안으로 입쌀과 가격이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4월 초까지만 해도 장마당들에서 중국산 복합비료는 kg당 중국 인민폐 3위안에 불과했다”며 “그 값이 지금까지 유지되어야 하는데 뙈기밭 농사에 급한 현지 주민들과 비료 도매 장사꾼들이 값을 올려놓았다”고 아쉬움을 드러냈습니다.

이와 관련 8일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국산 화학비료는 중앙의 강요에 의해 협동농장들에서 마지못해 사용하고 있다”며 “중국산 복합비료 1kg이면 국산 화학비료 10kg을 뿌린 것과 맞먹는 효과가 있다는 말이 농사꾼들 속에서 공공연히 나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실제 지난해 날씨가 농사에 알맞아서 농업부문에서는 가을철 알곡 수확량을 7백만 톤까지 예상했다”며 “그런데도 알곡 수확량이 6백만 톤에도 못 미쳤던 이유는 질 낮은 국산비료 때문이라는 게 농업부문 간부들의 판단”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지난해 국산비료를 사용해 본 개인 농사꾼들은 값이 비싸더라도 효력이 강한 중국산 화학비료를 구입하려 한다”며 “농사는 한번 망치면 돌이킬 수 없기 때문에 효력이 낮은 국산 화학비료는 아무리 값이 저렴해도 찾는 사람들이 거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