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풀 거름 생산으로 농민들 혹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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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에서 누구보다 가혹하게 혹사당하는 사람들은 협동농민들이라고 합니다. 요즘 같이 무덥고 습한 날씨에도 북한 당국은 농민들에게 과도한 풀 거름 생산과제를 내 주어 불만을 사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문성휘 기자고 보도합니다.

북한 당국이 김매기를 끝낸 협동농민들에게 과도한 량의 풀 거름 생산과제를 강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감당 못할 풀 거름 생산과제에 농민들의 속이 타들어 가고 있다고 복수의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7월 28일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천톤 세대 말고도 농장원 1인당 30톤의 풀 거름 생산과제가 떨어졌다”며 “예년에는 보통 10톤 안팎이던 거름생산 과제가 갑자기 이렇게 늘어나면서 농민들의 불만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천톤 세대는 협동농장의 모든 농사일에서 제외되는 대신 한 해 동안 순수 풀만 베어 거름 천톤을 생산하는 농민가정을 가리키는 말”이라며 “협동농장 매 작업반마다 한 가정을 천톤 세대로 지정해 주고 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북한이 해마다 농민들에게 강요하는 풀 거름은 “땅의 지력을 높이기 위해 풀을 베어 썩혀 만든 두엄을 뜻 한다”며 “올해는 김매기를 끝낸 7월 20일부터 풀씨가 여물기 전인 8월 10일까지 풀 거름 생산기간으로 정해졌다”고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 3일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내각 농업성에서 실현 불가능한 풀 거름 생산과제를 협동농장들에 내려먹여 농민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며 “풀 거름 30톤을 만들려면 산에서 자라는 잡초 3백 톤을 베어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7월 20일부터 8월 10일까지 풀 거름 30톤을 생산하려면 매 농민들이 하루 15톤의 잡초를 베어내야 한다”며 “하루 잡초 15톤을 베어 낸다는 것도 불가능한데 베어 낸 잡초를 지정된 장소까지 등짐으로 날라야 한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7월 28일 삼수군 범포협동농장 4작업반에서 풀을 베던 농민 부부가 폭우를 피하기 위해 나무 밑에 몸을 숨기다 벼락을 맞아 사망했다”며 “7월 30일에는 1작업반의 한 농민이 탈진해 쓰러져 목숨을 잃는 일도 있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풀 거름 생산에 동원됐다가 이렇게 목숨을 잃는 사람들이 범포리 협동농장에만 있겠냐?”고 반문하며 “농민들의 목숨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사람 잡는 풀 거름 생산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