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올해에도 비료부족으로 농사에 큰 어려움을 겪었던 북한이 주민들에게 대체비료생산을 적극 독려하고 나섰습니다. 하지만 대체비료 생산이 오히려 내년농사를 망치게 할 수도 있다는 비판여론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올봄 중국당국의 비료지원으로 애벌(초벌)비료 문제를 가까스로 해결했던 북한. 그러나 비료의 절대량이 부족한 북한은 세 차례나 주어야 하는 화학비료를 확보하지 못해 협동농장들에 충분한 비료를 공급하지 못했습니다.
비료문제만 원만히 해결 된다면 한해 알곡생산량을 700만 톤까지 거뜬히 늘릴 수 있다는 것이 북한 당국의 추산이라고 현지 소식통들은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 때문인지 올해는 때 아닌 지금 대체비료생산을 강조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양강도의 소식통은 “각 협동농장들은 물론, 공장기업소와 국가사무(공무)기관들에도 대체비료를 생산할 데 대한 지시가 내려졌다”며 “협동농장들에는 가정세대 당 천톤의 풀거름을 생산해내라는 과제가 떨어졌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당국이 독려하고 있는 대체비료는 ‘풀거름’과 ‘흙보산비료’이며 그 외 건분(말린분뇨)과 바닥재(땔감의 재)라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대체비료 생산기간은 세벌 김매기가 끝난 7월 20일부터 가을걷이가 시작되는 9월 10일까지 사이이며 이 기간에 농업생산에 필요한 전체비료의 30%까지 충당할 수 있는 대체비료를 생산하는 것이 목표라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소식통도 “요새 농장원들은 매일 거름생산을 위한 ‘풀베기 전투’에 동원된다”며 “간부들은 금요일(금요노동)과 일요일(휴식일)에, 일반 생산기업소들은 일요일에 대체거름생산에 동원된다”고 말했습니다.
또 농장원들은 주로 ‘풀거름’을 생산하고 노동자들과 사무원들은 ‘흑보산비료’를 생산하라는 것이라며 특별히 일거리가 없는 공장기업소들은 모두 ‘흑보산비료’ 생산에 동원하는 것이라고 지시문의 구체적인 내용을 이야기 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대체비료생산이 오히려 내년도 농사를 망치게 할 수 있다는 반대여론이 농민들을 중심으로 크게 확산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강조했습니다.
또 다른 양강도의 소식통은 “풀거름 생산은 7월 20일 전까지 끝내야 한다고 ‘주체농법’에도 명시되어 있다”면서 “7월 20일 이후에는 풀씨가 여물기 때문에 그런 ‘풀거름’을 논밭에 내는 것은 풀씨를 뿌리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설명했습니다.
함경북도의 소식통도 “지금 ‘풀거름’과 ‘흑보산비료’를 생산하라는 지시는 웬만히 농사일을 아는 사람들은 다 반대하고 있다”며 “그러나 중앙의 지시이기 때문에 감히 반대하지 못할 뿐”이라고 말해 당국의 대체비료생산 지시가 얼마나 농사현실을 무시한 황당한 지시인지를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