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한 때 중국에서 인기를 얻던 북한화가들의 그림이 최근 판매가 극히 부진하자 북한 무역회사들이 무명화가들을 중국으로 데려와 싸구려 그림을 양산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때는 중국에서 북한 외화벌이 효자상품으로 인기가 높았던 북한화가들의 그림들이 요즘엔 거의 찾는 사람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 단둥의 한 소식통은 “북한그림 전문 상점들이 몰려있는 단둥 압록강 변의 그림상점들이 가게를 비워놓거나 임대계약이 끝난 곳은 아예 가게를 접는 경우가 많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과거 2000년대 초반부터 한국관광객과 중국 현지인들 사이에서 인기리에 판매되던 북한화가들의 그림이 최근 들어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사정이 이렇자 북한 무역회사들은 북한의 무명 화가들을 데려다 중국에 거주케 하면서 그림을 양산해 싼 값에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단둥의 한 북한 그림전문 상점 주인은 “조선 무역회사들 중에는 조선에서 화가들과 관계요원을 데려다 합숙을 시켜가면서 그림을 완성케 하고 상점들을 돌면서 그림 판매활동을 벌리고 있지만 판매실적이 영 신통치 않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에서 직접 들여온 그림에 비해 가격은 절반도 안 되는데도 그림 애호가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다는 말입니다.
그 이유에 대해 소식통은 “이 그림들은 북한의 유명산인 백두산, 금강산, 구월산, 칠보산등 산세를 묘사한 풍경화 일색이라 그림 애호가들이 예술성이 없는 천편일률적인 화풍에 싫증이 났기 때문’이라고 풀이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이런 그림들은 사무실에 백두산 등의 사진을 걸어놓고 하루에도 몇 점씩 그려내고 있으니 무슨 독창성이나 예술성이 있겠느냐”면서 “사진을 잘 찍어 몇 백장씩 복사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느냐”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 단둥의 또 다른 소식통은 “남북관계 악화와 중국 정부의 강력한 공직자 부패 척결정책이 북한 그림 판매 저조의 또 다른 이유가 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남한 관광객들이 남북관계의 악화로 북한 그림을 외면하는 데다 중국에서 공직자에게 비싼 그림을 선물하던 행태가 더 이상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중국 변경지역의 북한그림 전문상인들은 2010년 까지만 해도 북한 그림들이 밀수를 통해 중국에 들어오고 그들 중 상당수가 남한에 다시 팔려갈 만큼 인기를 끌었으나 이제는 옛 이야기가 되었고 그 같은 시절이 다시 찾아 오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입을 모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