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낙지(오징어)철이 돌아왔음에도 수산협동조합에 소속된 북한 어민들이 바다에 나가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영세 어민들의 소형어선들엔 '출어증' 발급을 해주지 않는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낙지 철은 북한에서 “어민들의 가을철”로 불리는 시기입니다. 북한 어민들이 한해 생계를 유지할 돈벌이 기회가 낙지 철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최근 북한의 영세어민들이 바다에 나가지 못해 속을 태우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14일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지금 한창 낙지 철인데 수산협동조합 어민들이 바다에 나가지 못해 발을 구르고 있다”며 “바닷가 어민들의 절반이 지역 수산협동조합에 소속돼 있는 영세어민인데 이들에겐 출어증을 발급해 주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바닷가에 나가 낙지를 잡을 수 있는 어선은 어부 20명 이상을 태울 수 있는 수산사업소의 중대형 어선들”이고 그 외에 바다에 나갈 수 있는 소형어선들은 모두 군부대 소속의 어선들로 이들은 경비함의 감시를 받는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소형어선을 보유하고 있는 어민들이 고기잡이를 하려면 주변 군부대나 지역 수산협동조합에 소속돼야 한다”며 “그러나 군부대 수산은 자유롭게 어선을 팔거나 빌려줄 수 없어 어민들은 어선의 소유권을 행사할 수 있는 지역 수산사업소를 선호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 17일 함경남도의 한 소식통은 “올해부터 해안경비대나 군부대의 감시를 받는 소형어선들, 보위지도원이 직접 승선하는 수산사업소의 중대형 어선들에만 출어증을 떼어준다”며 “이는 소형 어선에 의한 어민들의 탈북이 이어지자 이를 막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습니다.
“군부대 소속 어선들은 소형어선이라도10척 이상씩 조를 무어 해안 경비정이나 어뢰정의 감시 아래서 어로활동을 할 수 있다”며 “지역 수산협동조합에 소속된 소형어선들은 이런 감시수단이 없어 출어증 자체를 떼어주지 못하는 것”이라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이는 한마디로 감시수단이 없는 지역 수산사업소들을 모두 해산하라는 의미”라며 “어민들이 군부대 수산에 소속되려면 본인 소유의 어선이 있어야 하는데 군부대 수산에 소속되는 순간 어선의 소유권을 거의 포기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생계유지를 위해 바닷가에 나가려면 생명줄과 같은 어선의 소유권을 포기하고 군부대 수산에 소속돼야 한다”며 “이런 문제로 하여 어민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낙치 철을 바라만 보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