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해군, ‘제재맞불’ 중국 어선 과잉단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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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최강의 유엔대북 제재가 실시되는 가운데 북한 해군 군관들이 물고기와 외화를 빼앗기 위해 북한 수역을 침범하는 중국 어선 단속에 눈을 밝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북도의 한 북한 소식통은 최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서해바다에서 해군에 단속되는 중국 어선들이 적지 않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며칠 전에 서해에서 조업하던 중국 어선 3척이 해군에 단속되어 벌금을 물고 풀려났다”면서 “중국 배들은 지정된 수역에서 고기잡이 했다고 주장하는데도, 북한 해군은 수역을 벗어났다고 벌금을 물렸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북한군의 중국어선 강탈 사건은 두 나라간 관계 때문에 보도되지 않아서 그렇지 최근에도 여러 건 발생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당국이 중국 배들에 어로작업을 하도록 허가해준 수역이 있는데, 중국 배들이 실수로 수역을 조금만 벗어나도 해군들이 단속한다는 겁니다.

북한 수산당국은 고깃배와 어로 장비가 열악해 물고기잡이가 여의치 않게 되자, 중국 수산회사들에 어장을 넘기는 대신 매달 이익을 나누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북한군의 중국 어선 단속과 처벌이 강화됐다는 주장은 최강의 대북제재로 알려진 유엔제재에 중국이 동참하고 있는 가운데 나와 주목됩니다.

북한은 제3차 핵실험을 단행한 뒤, 중국과의 관계가 경색됐던 2013년 5월에도 서해상에서 조업하던 중국 어선을 나포한 뒤 거액의 몸값을 요구한 바 있습니다.

당시 북한 해군 경비대 소속 함정은 북측 영해 침범을 이유로 중국 선원 16명을 석방하는 대신 몸값 인민폐 60만 위안, 즉 미화10만 달러를 요구해 외교적 문제로 비화되기도 했습니다.

한편, 동해상에서 벌어지는 북한군의 중국어선 단속은 군관들의 과도한 욕심 때문에 발생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30대의 북한 해군출신 탈북자는 “강원도 통천과 함경남도 단천 앞바다까지 중국 배들이 접근해 고기잡이 하는데, 이들은 군관들의 주요 먹잇감이 된다”고 25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말했습니다.

이 탈북자는 “군관들은 경비임무 수행을 위해 나갈 때면 병사들에게 ‘중국어선을 무조건 찾아내라’고 지시한다”면서 “그 이유는 중국 어선을 단속해 물고기와 돈을 빼앗기 위해서”라고 말했습니다.

2007년까지 북한군 동해함대에서 복무했던 이 탈북자는 “군관들은 중국 배로부터 물고기를 압수한 다음 병사들을 시켜 선창에 말리게 하고는 귀가할 때 가져간다”면서 “이런 일이 하도 빈번히 발생해 해군들 속에서는 ‘군관들이 집에 들어갈 때 물고기를 가져가지 못하면 아내한테 쫓겨난다’는 우스개 소리까지 생겨났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