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 쪽은 큰물로 아우성이고, 또 다른 쪽은 메마른 하늘을 한탄하고... 장마와 가뭄 걱정이 겹친 요즘 북한의 모습입니다. 수확에 중요한 앞으로 한달 간 이런 상황이 계속돼 농사를 망치게 되지 않을까 주민들의 시름이 깊어가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예측할 수 없는 기상이변으로 북한주민들이 곤경에 처해있습니다. 바닷가 지역과 내륙지방들은 큰물로 철길들까지 유실돼 열차운행까지 전면 중단됐다는 소식입니다. 이와는 반대로 북부산악지대에서는 가뭄이 계속돼 지금처럼 비가 오지 않으면 농사도 망치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함경남도의 한 주민은 “고원, 양덕일대에 내린 비로 철길이 파괴돼 열차운행이 모두 중단됐다”며 “국가 전화선도 유실돼 타 도(다른 도내)나 다른 지방으로의 전화연계가 모두 끊어진 상태”라고 말했습니다.
주민소식통은 또 지난주에 내린 큰 비로 금야군과 요덕군의 일부 농경지들이 물에 잠겼고 고원군 일대는 산사태로 도로와 철길이 많이 파괴(유실)되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나 함흥시는 아직 장마피해를 보지 않았다며 이번 장마피해는 주로 평양이남 지방들에 집중됐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함흥시는 재작년(2011년) 장마철에 성천강의 범람으로 큰 피해를 입었는데 올해는 그때와 같은 큰비가 내리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장마가 언제 끝날지 몰라 해안가와 성천강 일대에 사는 주민들은 한시도 마음을 놓지 못하고 있다고 그는 언급했습니다.
그런가하면 양강도의 소식통은 “앞지대(내륙지방)에는 비가 많이 내렸다고 하는데 여기는 보슬비가 하루 이틀 내렸을 뿐”이라며 “장마철인데도 이 정도로 비가 내리면 앞으로 가뭄을 면키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현재까지 농사작황은 좋은 편이지만 앞으로의 한 달이 양강도의 1년 농사를 결정하는 만큼 이제 남은 한 달 동안 계속 비가 내리지 않을까봐 가슴을 조이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고 그는 얘기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소식통도 “함경북도와 양강도, 자강도를 비롯한 북부산악지방들엔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았다”며 “오히려 이곳 사람들은 장마보다 가뭄을 더 걱정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그해 내릴 비는 그해에 다 내린다’는 말이 있는 만큼 혹시도 모를 무더기 비(폭우)를 걱정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전하면서 “아직 장마가 완전히 끝나지 않아 지금의 상태만 놓고 ‘어디는 가뭄이다, 어디는 장마다’라고 판단을 내리긴 애매하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