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가뭄막이 시설이 큰물피해 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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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이 밝힌 바에 따르면 이달 초 북한에 큰물 피해가 발생해 주민 29명이 사망, 실종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 현지 소식통들은 올해 봄 가뭄막이 대책으로 만든 시설물들이 큰물피해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은 최근 보고서에서 8월 초 북한에 집중호우에 따른 홍수가 발생해 21명이 숨지고 8명이 실종됐다고 밝혔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RFA)과 연계가 닿은 북한 현지 소식통들도 큰물피해로 많은 손실이 있었음을 확인해 주었습니다.

10일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다른 지역은 어떤지 모르겠으나 양강도는 6월에도 폭우로 인해 인명피해가 발생했는데 7월에는 장마로 수십 건의 인명피해와 재산피해가 발생했다”며 “8월 들어서도 비는 계속 내리고 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지역별로는 인구가 밀집된 혜산시만 해도 춘동과 탑성동, 혜화동과 마산동 일대에서 인명피해가 발생했고 위연동 골안은 살림집들이 여러채 파괴되었다며 양강도 백암군에도 최근 많은 비가 내린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올해 봄부터 초여름까지 북한은 심한 가뭄을 겪었지만 양강도를 비롯한 북한의 북부 산간지대는 폭우가 많이 쏟아져 별다른 가뭄피해는 보지 않았다고 그는 언급했습니다. 오히려 가뭄보다는 폭우에 의한 농작물 피해가 컸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11일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7월 말부터 8월 초 사이 회령시에도 많은 비가 내렸다”며 “함경북도 화대군, 길주군, 명천군과 김책시, 함경남도 단천시, 허천군, 리원군 일대는 8월 8일에 ‘수해지역’으로 선포됐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올해 봄 가뭄피해를 막기 위해 시작한 공사들로 인해 이번 큰물피해가 더 커진 측면이 있다며 애초 가뭄피해를 막기 위한 보막이와 굴포 공사가 장마철엔 오히려 큰물피해를 유발할 수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특히 가뭄피해 대책으로 함경북도의 물이 흐르는 산골짜기들을 막아 계단식으로 건설한 보는 8월 초 계속된 폭우에 물 폭탄이 돼 많은 농경지들을 파괴하고 주민들이 사는 살림집까지 덮쳤다고 그는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장마철 큰물피해를 막기 위해 산골짜기들에 설치된 보를 모두 철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지만 누구도 나서지 않았다”며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직접적인 지시로 “올해 봄 가뭄피해 대책과 관련해 만든 보이기 때문에 어떤 간부도 보의 해체지시를 내릴 수 없었다”고 말해 이번 가뭄피해가 더욱 커진 원인이 김정은의 융통성 없는 지시에 있음을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