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 북, 아동·여성 영양부족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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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적 식량부족에 수해까지 겹친 북한의 어린이와 여성이 심각한 영양 부족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유엔 산하 세계식량계획(WFP)은 대북지원금이 3분의 1 밖에 걷히지 않았다며 동영상까지 공개해가며 국제사회의 관심과 지원을 호소했습니다.

김진국 기자가 보도합니다.

세계식량계획은 11일 수해를 당한 지역의 현황과 지원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인터넷에 공개했습니다.

약 3분 40초 길이의 동영상은 물에 잠긴 옥수수밭과 해주의 소아병원, 그리고 큰물피해로 파손된 집들을 소개한 것으로 지난달 말 북한을 방문한 세계식량계획의 조나단 두몬트 텔레비전 국장이 촬영했습니다.

두몬트 국장은 옥수수밭의 물빼기 작업을 하는 북한 주민들의 모습을 소개하며 큰물 피해로 북한의 식량난이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우려했습니다.

조나단 두몬트: 200여 명의 여성이 하루 5시간씩 밭의 물빼기 작업을 하고 있지만, 배수 시설 부족으로 여성들의 노력은 시간 낭비일 뿐입니다.

두몬트 국장은 동영상에서 북한의 봄철 작황이 가뭄으로 평년보다 40% 줄었는데 수해까지 겹쳐 올해 추수도 걱정스러운 상황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두몬트 국장이 방문한 해주 소아병원에 입원한 어린아이들은 모두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고 18개월에서 2세의 유아들도 영양을 충분히 섭취하지 못해 피부병을 비롯한 여러 질병을 앓고 있습니다.

나나 스카우 세계식량계획의 북한 담당 대변인은 국제사회의 모금 부진으로 북한 어린이와 여성을 위한 식량 지원이 계획했던 규모의 3분의 1수준이라고 1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세계식량계획은 지난 7월부터 일 년간 북한의 어린이와 임산부 약240만 명을 대상으로 영양 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내년 6월까지 약 1억 5천만 달러가 필요하지만, 11일 현재 국제사회가 북한을 돕는 데 기부한 지원금은 약 5천700만 달러로 필요한 예산의 3분의 1 수준입니다.

스카우 대변인은 북한 어린이의 영양실조가 심각하다면서 북한의 2세 이하 어린이 다섯 명 중 한 명이 생명을 위협하는 다른 질병에 노출되기 쉬운 영양부족 상태라고 경고했습니다.

스카우 대변인은 국제사회가 북한을 돕는 데 적극 나서기를 촉구하기 위해 식량 사정이 나쁜 북한의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공개했다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