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이 주민들로부터 거둬들이던 수해 지원물자 중 일부 항목을 제외시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주민들이 헌옷 가지와 숟가락 같은 보잘것없는 물품까지 바치고 있다는 사실이 외부 언론을 통해 국제사회에 알려졌기 때문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주민들에게 강요하던 수해지원물자 중에서 몇몇 항목은 제외하도록 지시했다는 소식입니다. 당초 주민들에게 사용하던 숟가락과 헌옷가지라도 바치라던 북한이 남한과 국제사회의 언론보도를 의식해 이들 품목은 지원품목에서 빼도록 지시한 것이라고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9일 “수해가 발생한 이후 지금까지 꾸준히 진행되던 수해지원항목에서 일부품목이 제외되었다”면서 “이달부터 지원품 항목에서 숟가락과 헌옷은 제외하고 대신 현금으로 지원할 것을 지시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지난 9월 중앙에서 수해피해를 입은 지역에 대한 생활필수품지원을 전국의 주민들에게 호소했다”면서 “지원물품에는 헌옷가지와 숟가락을 비롯해 먹고, 입고, 쓰는데 필요한 것이면 무엇이든 다 된다는 내용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지원 초기에는 주민들에게 양심적 지원을 호소하는 형태였다”며 “하지만 점차 지원물품의 품목과 금액 등을 지정하고 참여를 독려하면서 중앙의 강압에 못 이겨 마지못해 지원에 참여하는 분위기였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최근 갑자기 수해지원물자에서 헌옷과 숟가락은 빼라는 중앙의 지시가 내렸다”면서 “이 같은 지시는 남조선 언론들이 조선(북한)이 수재민을 지원한다면서 사용하던 숟가락까지 거두고 있다는 비판기사가 나왔기 때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 무산군의 또 다른 소식통은 9일 “수재민들에게 새 집을 지어 열쇠만 쥐어주면 들어가 바로 살림을 할 수 있도록 하라는 김정은의 지시가 있었다고 하지만 그것은 그냥 생색내기 지시일 뿐”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일부 수해지역에서 새집으로 입사가 진행되었지만 외관상 주택건물이 완공된 것처럼 보여도 막상 들어가 보면 벽체며 지붕이며 창문까지도 제대로 된 게 하나도 없어 모두 다시 손보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겨울 전에 주택건설을 완공하라는 김정은의 지시에 쫓겨 건설공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면서 “상당수 수재민들은 원래의 주택을 보수해서 그대로 사는 편이 낫다며 새 집으로의 이사를 거부하는 실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들은 벽체의 마감공사가 안 됐거나, 창틀이 없고 또는 지붕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주택들에 가구를 들여놓으면서 멀쩡한 가구를 부숴 땔감으로 쓰는 집도 있다며 중앙에서 남한의 언론을 의식해 헌옷이나 숟가락을 걷지 말 것을 지시한 사실에 대해 거칠게 비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