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중국의 늑장 수해지원에 반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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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의 수해지역에 물자를 지원하겠다는 중국 정부의 늑장 결정이 현지 주민들로부터 싸늘한 반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원이 필요할 때 가만있다가 뒤늦게 지원하겠다는 속내가 뭔지 알 수 없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무슨 사연인지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지난 11월 2일 중국 상무부는 “큰물피해를 입은 북한에 2천만 위안의 긴급 인도지원 물자를 무상으로 제공하기로 했다”고 밝혔는데요. 이러한 보도를 접한 피해지역 주민들은 뒤늦은 지원결정은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며 불만스러워 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19일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노동신문이 중국 정부가 수해지역에 긴급 인도지원 물자를 무상으로 제공키로 했다는 사실을 짤막하게 보도했다”며 “수해지역 주민들과 간부들은 중국의 지원소식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수해지역 주민들은 정작 큰물피해가 발생해 지원물자가 절실할 때에는 외면하던 중국이 수해복구가 마무리될 단계에 이르러서야 갑자기 인도적 지원이요 뭐요 하면서 동정심을 보이는 데 대해 매우 불만스런 입장이라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특히 “수해복구를 이미 마무리 했다고 선포한 김정은 정권이 중국 정부의 지원물자를 받으면 수재민들에게 그대로 전달할 것 같으냐”며 “어차피 수재민들은 지원물자를 구경도 못 할 텐데 누가 이 소식을 반기겠느냐”고 반문했습니다.

한편 22일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수재민 지원과는 상관없는 또 다른 이유로 중앙의 간부들과 양강도 인민들, 돌격대원들은 중국당국에 엄청난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김정은 위원장이 노동당 7차대회 전으로 백두산관광철도 건설을 무조건 끝내라고 지시하고 나서 철도건설에 총력을 기울였지만 중국 정부가 철길 레일의 수출을 갑자기 중단하는 바람에 백두산관광철도 건설은 겨울이 닥쳤는데도 완공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철길공사가 완공되지 못하자 북한의 간부들과 주민들속에서는 김정은 정권이 중국당국에 밉보여서 노동당 7차대회에 내놓을 중요한 성과물인 백두산관광철도 공사가 차질을 빚게 된 것이라는 출처불명의 분석들이 나오고 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중국이 뒤늦게 철길 레일 수출을 재개해 최근에야 건설현장에 레일이 도착하고 있다”며 “이를 두고 현지 주민들과 돌격대원들 속에서는 중국이 우리(북한)를 곤경에 몰아넣기 위해 일부러 겨울에 철길레일을 보냈다는 식의 반중 정서가 확산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