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수해복구 핑계로 주민 총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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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 당국이 장마철을 맞아 파괴된 도로와 철길을 보수하기 위해 또다시 주민 총동원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자세한 소식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장마철을 맞으며 북한에도 많은 비가 내렸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아직 인명피해나 재산피해는 알려진 것이 없지만 곳곳의 도로와 철길이 파괴되면서 북한 당국이 복구 작업을 위해 주민총동원령을 내렸다고 소식통들은 언급했습니다.

17일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김일성이 사망한 날인 7월 8일부터 12일까지 꽤 많은 량의 비가 내렸고 지금도 간간히 비가 내리고 있다”며 “워낙 가뭄이 심했던 터라 물이 땅에 많이 흡수돼서인지 이렇다 할 큰물피해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양강도 소재지인 혜산시는 12일 검산동 왕덕골 주변과 춘동 동사무소 주변에 심은 강냉이의 허리까지 물이 차올랐다”며 “산골짜기에 있는 살림집들은 대피 준비까지 마친 상태였지만 다행히 비가 그치면서 더 이상의 피해는 없었다”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산골짜기를 지나는 도로와 철길이 쏟아져 내린 토사로 많이 막히고 파괴되었다”며 “비가 많이 내린 12일부터 유선전화망들이 파괴돼 시외전화가 불통인데 아직까지 완전히 복구되지 않은 상태”라고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 20일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지난해 큰물피해를 입었던 두만강 연선에 또 다시 크고 작은 산사태가 발생했다”며 “더 큰 비가 내리기 전에 철길과 도로를 보수하고 큰물피해 방지대책을 세울 데 대한 중앙의 지시가 내렸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위에서는 전군중적 운동으로 큰물피해 방지대책을 세우라고 독촉하고 있지만 시멘트나 철근과 같은 자재들은 전혀 보장해 주지 않고 있다”며 “맨주먹에 돌덩이만 가지고는 절대로 큰물피해를 막아낼 수가 없다”고 중앙의 처사를 비난했습니다.

그러면서 “해마다 장마철이 되면 큰물피해가 발생하는 곳이 정해져 있는데 그런 곳은 시멘트와 철근으로 보강공사를 해줘야 한다”며 “지금처럼 맨 땅에 석축을 쌓는 방법은 근본적인 대책이 아닌 땜질식 처방”이라고 소식통은 지적했습니다.

이어 소식통은 “도로와 철길보수에 동원된 주민들은 한 점 그늘도 없는 곳에서 무더위와 싸우고 있다”며 “해마다 피해가 발생하면 뒷수습을 한다면서 주민들만 들볶지 말고 큰물방지에 필요한 자재들부터 우선적으로 보장해줘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