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 장마당들에서 식량가격이 내려가고 있는데도 가난한 주민들의 식량난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돈 없는 주민들의 식량난 악화가 자칫 북한 정권의 불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주민들이 정상적으로 활동하는데 필요한 하루치 식량은 얼마나 될까? 북한이 17세 이상 어른(성인)들에게 공식적으로 발급하는 ‘배급표’엔 하루 식량 공급량을 700그램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절약미’, ‘도정미’ 등의 명목으로 다 떼어내고 나면 실제로 주민들에게 배급되는 식량은 어른의 경우 하루 450그램, 군인들은 하루 600그램입니다. 이마저도 군인이나 돌격대를 제외하면 일정한 계층 이상이 돼야 배급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 최근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이곳(북한) 사람들은 다른 먹을거리가 특별히 없기 때문에 순전히 식량만으로 모든 영양분을 섭취해야 한다”며 “그러자면 하루 최소한 600그램의 식량은 있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양강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장마당에서 파는 생필품 가운데서 가장 눅(싼)은 것도 식량이고, 가장 비싼 것 또한 식량”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른 생필품은 비싸도 한번 사면 오래 쓰지만 식량은 매일 소비되기 때문이라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소식통들은 “어른 4인 가족의 경우 하루 450그램씩 배급을 받는다 해도 한 달에 모두 54kg의 식량뿐”이라며 “그러나 어른들이 정상적으로 생활을 유지하려면 군인들과 같이 하루 600그램의 식량이 필요하다”고 언급했습니다.
이는 4인 가족에게 한 달에 72kg이 되는 량인데 현재 북한의 장마당들에서 강냉이로 계산할 때 중국인민폐 110원(위안), 입쌀로는 중국인민폐 252원이라고 소식통들은 추정했습니다. 또 함께 섭취해야 할 부식물도 꼭 필요하다고 그들은 이야기했습니다.
이렇게 계산하면 북한에서 “일반 4인 가정을 유지하는데 식량 값으로 최소 중국인민폐 3백원, 조금 넉넉히 살려면 인민폐 4백원 정도는 있어야 하고, 이는 다른 생필품들을 제외한 순수 먹는데 필요한 돈”이라고 소식통들은 강조하고 있습니다.
중국인민폐 4백 원을 한국 돈으로 환산하면 7만원입니다. 한국 돈 7만원이면 북한에서 조금 넉넉히 먹고 살 수 있는데도 국수 장사나 인조고기 장사로 ‘때대끼(하루벌이)’를 하는 주민들에겐 이 돈이 감당할 수 없는 큰돈이라고 그들은 말했습니다.
소식통들은 “지금껏 김정은 체제가 그런대로 유지돼 온 가장 큰 요인이 식량생산 증가에 있다”며 “그러나 지금처럼 빈부격차가 심해져 다수를 차지하는 가난한 주민들의 식량난이 계속된다면 김정은 체제의 안정에도 상당한 불안요소로 작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